사람 중심의 안전충북을 위한 재난관리 발전방향 토론회

중부매일과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사람 중심의 안전충북을 위한 재난관리 발전 방향 토론회'가 16일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에서 열린 가운데 김미경 충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가 '사람 중심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만들기'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과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사람 중심의 안전충북을 위한 재난관리 발전 방향 토론회'가 16일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에서 열린 가운데 김미경 충북대 주거환경학과 교수가 '사람 중심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만들기'란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중부매일신문과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충북지속발전가능협의회는 16일 '사람 중심의 안전충북을 위한 재난관리 발전방향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충북대 국가위기관리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는 이재은 안전충북위원회 위원장(충북대 행정학과 교수)이 좌장을 맡아 바람직한 이재민임시주거시설 마련 방안과 소방안전교육 방안 등에 대해 모색했다.

김미경 충북대 교수는 이날 토론회 주제발표를 통해 ▶사람중심의 이재민 임시 주거시설 만들기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정무헌 한국 소방안전원 충북지부 사무국장과 변성수 충북대 위기관리연구소 연구팀장이 ▶우리는 재난에서 대피 할 수 있는가 ▶학생 재난 안전체험교육 실태와 교육 기회 방안에 대해 주제발표 했다. 지정·자유토론 시간에는 이은애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차장과 정용진 청운대 융합기술학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제시했다. 또 강민호 한국교통대 안전공학과 겸직교수와 한인섭 중부매일 편집국장이 참석했다. / 편집자





'사람 중심의 안전충북을 위한 재난관리 발전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재난 피해자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을 일방적으로 공급할 게 아니라 지자체 특성과 여건에 맞는 운영 지침을 마련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남녀 성별과 장애인 등 이재민 특성과 문화적 다양성, 반려동물까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또 초, 중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인 재난안전체험교육과 이를 총괄 할 수 있는 기구 신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충북대 교수는 주제발표 '사람 중심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만들기'를 통해 "정부는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내진설계가 적용된 임시주거시설을 따로 지정하기 시작했고,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임시주거시설 운영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교훈으로 이재민이 임시로 생활하는 '임시주거시설 운영지침'을 마련했다"며 "그러나 일부 지자체들은 예산부족 등으로 시설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고, 17개 시·도에 지정된 임시주거시설 중 72%는 내진설계가 미적용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시설확보는 물론 안전성 확보에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사람중심의 이재민 임시주거시설을 만들기 위해 정부, 지자체, 학계는 시설 지정과 공급, 운영 측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겠지만, 이재민의 안전과 삶의 질, 공간의 물리적 요소와 배치 원리를 균형있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이재민 등 재난현장의 다양한 '니즈'를 고려한 임시주거시설 계획·지침을 마련하고, 현장적용 가능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수년간 이재민과 구호관련 관계자 등을 만나 사용자 '니즈'를 파악한 결과 성별, 가족, 문화의 다양성, 프라이버시 확보가 필요하고, 위생공간은 남녀, 장애인 등의 안전과 프라이버시, 접근성 확보가 요구된다"고 설명한 후 "유·아동은 오랜 기간 재난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는 재해약자여서 재난현장 방송보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놀이공간 계획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 "반려동물 없이 절대로 대피할 수 없다는 이재민도 있었다"며 "다양한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임시주거시설의 거주환경은 이재민의 복구의지를 한층 더 감소시키고, 재난복구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방재 선진국으로 불리는 미국은 임시주거시설계획 지침서를 개발해 재난 현장에서 적십자사, 민간구호단체 등의 구호활동과 연계해 활용하고, 일본은 지자체별 지침을 개발해 학교, 강당 등 개방된 공간에서 거주·위생·특수공간 등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위한 지침을 마련했고, 고령자·장애인 등 재난약자를 위한 복지대피소도 운영한다"고 밝혔다.

변성수 충북대 위기관리연구소 연구팀장은 이날 주제발표 '우리는 재난에서 대피 할 수 있는가'를 통해 "학교 재난안전체험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생애주기별 재난안전교육과 학교 안전교육의 연계를 위한 총괄기구의 운영이 필요하다"고 진단하고 "전국에 추진 중인 재난안전체험관 시설을 균형적으로 배치해야하고, 재난안전교육과 관련한 교육청의 정책수립과 지원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팀장은 "우리사회는 세월호 참사 이후 재난안전교육 필요성이 높아졌고, 위기 대처능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재난안전체험교육이 요구되고 있으나, 학생 교육은 자료 부족, 교육방법 미숙 등 교육 기본 매뉴얼을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하고 "학생들의 연령, 인지 및 사고능력, 신체적·물리적 능력과 같은 인적 특성도 반영되지 못해 교육의 실질적 효과도 의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무헌 한국 소방안전원 충북지부 사무국장은 주제발표 '우리는 재난에서 대피 할 수 있는가-미국과 한국의 소방안전지표를 중심으로'를 통해 "화재, 재난상황에서 정부의 신속한 대응체계도 필요하지만, 국민 스스로 각자의 안전을 도모하는 자율안전문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자율안전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고, 이를위해 정기적인 조사와 그 결과에 따라 가장 취약한 부분을 집중 홍보하는 전략적 홍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 사무국장은 "이를 통해 국민의 자율안전 인식이 제고되면 자율안전문화가 확산될 수 있고 화재,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대응능력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적십자사가 2014년 18세 이상 성인 1천130명을 대상으로 화재 발생시 행동 요령 등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화재경보와 대피계획 수립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 자율안전에 대한 인식수준이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국소방안전원이 2014년 한국갤럽에 의뢰해 국민소방안전의식을 조사(20세 이상 1천144명)한 결과 전반적인 지표가 미흡한 수준으로 나왔고, 특히 대피분야가 취약하게 나왔다"며 "이는 소방홍보 내용이 화재예방과 소화기 설치·활용 등에 집중돼 대피 요령에 대한 홍보는 미흡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정 사무국장은 또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국민의 안전욕구가 높아졌지만, 자율안전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은애 전국재해구호협회 재난안전연구소 차장은 지정토론에서 "20층 호텔에서 감지센서가 울렸는데 모두 로비에 모여 전화들을 붙잡고 있었고, 카운터에서는 객실 전화를 받느라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는 사례를 경험했다"며 "대응방법을 교육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지역중심의 소규모 체험시설 및 센터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용진 청운대학교 융합기술학부 교수는 "재난대응은 주민 입장에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고, 공간과 환경도 함께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한인섭 중부매일 편집국장은 "충북을 비롯해 곳곳에 안전체험시설이 들어서고 있는만큼 운영 실태와 효과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과거에는 이재민들을 체육관 등 공공시설에 임시수용하는 것에 머물렀으나, 복지와 주거개념, 개인 프라이버시 등 세부적인 내용을 반영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지 않냐"며 "재난·재해분야에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할 필요가 있고, 충북에서 발생한 제천화재 사건의 경우 소방, 건축, 보험, 지자체 인허가 등 다양한 사정이 반영된 복합적인 사건인만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할 여지가 많다"고 밝혔다.

강민호 한국교통대학교 안전공학과 겸직교수는 "임시주거시설은 이용 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매우 중요하고, 재난에 대한 인식증진을 위해 안전체험관에 대한 공통된 용어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상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정부부서마다 다른 전체적 법체계 등 커리큘럼을 다시 작성해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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