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서울문화투데이 편집위원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비와이(BewhY·본명 이병윤)와 고(故) 박성화 애국지사의 손자 박지홍 군(왼쪽)이 100주년 기념주화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서 3·1 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가수 비와이(BewhY·본명 이병윤)와 고(故) 박성화 애국지사의 손자 박지홍 군(왼쪽)이 100주년 기념주화를 선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중략)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라고 백범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에 문화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기록했다.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3.1운동 정신에 따라 수립된 대한민국이 100주년을 맞이한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땀, 정신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대한민국 100년의 발전과정을 성찰하며, 나아가 희망찬 미래 100년을 만들어 가야 하는 계기다. 일본의 식민 지배가 있던 격동의 시절, 우리들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1919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이어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자주적 독립을 내걸고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했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산업화와 경제화, 민주화를 이루고 세계 속의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게 되었다. 그것은 모두 대한민국의 평범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100년의 역사 속에서 우리 주변에 계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힘. 즉 그 100년의 역사를 만든 주체가 국민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한완상 위원장은 "아무리 좋은 취지의 사업이라도 국민과 함께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면서, "100주년 기념사업은 모든 국민들이 직접 주인이 될 수 있도록 국민이 주도하는 참여형으로 추진하겠다"고 중점방향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 국민이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는 문화적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역사적 함의를 되새길 수 있고, 대한민국 100년의 발전과정을 돌아보고, 희망찬 미래 대한민국의 100년을 만들어갈 수 있다.

현재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100주년 기념사업을 범국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가보훈처,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등 거의 모든 부처에서 부처의 고유기능에 따라 기념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듯하다.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와 문화재를 소재로 다양한 기념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도 자체 추진위원회 구성 등 분주한 활동상이 보도되고 있다.

기념사업은 역사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문화적으로 승화돼야 한다. 3.1운동의 비폭력 평화정신은 아시아에서 반제(反帝) 평화 운동을 촉발시켰으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우리 헌법 제1조를 낳았다. 이 같은 3·1운동의 비폭력 평화정신을 새롭게 되살려내고,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재확인하기 위해 기념사업에 역사적 의미 부여와 그것을 간결한 메시지로 전달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제를 구현하는 '문화적 메시지 기획'이 중요하다. 그 핵심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그것을 공연, 전시, 영상, 불꽃축제 등 다양한 기법과 창의적 방식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창근 문화기획자·예술경영학박사
이창근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서울문화투데이 편집위원

전국에 역사적 의미가 담겨있는 항일독립운동 유적이 많다. 100년 전 수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독립만세 함성이 전국에 울려 퍼졌던 것처럼 모든 국민과 지역이 동참하는 문화적 축제로 실현돼야 한다. 문화예술인들의 창의적 상상력과 예술적 감성이 역사적 의미와 결합된 예술작품은 민심을 대변하는 메시지이기도 한 것이다. 그 메시지는 100년 전처럼 큰 함성이 되어 우리 민족을 잇고 상생을 실현하는 디딤돌이 된다. 그래서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에 문화적 관점의 기획이 중요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강조했던 것처럼 '문화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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