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방본부, 전년대비 화재 인명 피해 줄었다 강조
권대윤 본부장 "화재예방·대응자료 참고" 황당 답변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찾은 제천 소방 책임자 모습/중부매일 DB
제천 화재 참사 희생자 합동 분향소 찾은 제천 소방 책임자 모습.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총 69명(사망 29·부상 40)의 인명피해를 낸 제천화재참사가 소방의 화재 인명피해 감소 유공 지표로 활용돼 논란이 되고 있다.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고를 이용해 작년 소방 활동이 우수했던 것처럼 꾸민 것이다.

충북소방본부는 지난 14일 '충북, 화재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 모두 감소'라는 자료를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충북소방은 2017년 148명(사망 41·부상 107)에서 2018년 112명(사망 19·부상 93)으로 화재 관련 인명피해가 24.3%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제천화재참사로 인한 사상자를 제외한 2017년 화재 인명피해는 79명(사망 12·부상 67)으로 보다 지난해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실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충북 화재 인명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2018년 사상자가 2017년 다음으로 많다.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가 감소했다는 표현보다는 늘어났다는 표현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소방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발표를 강행했다.

취재결과 소방 내부 통계자료 분석결과에는 인명피해 감소 이유가 '제천화재참사 영향'이라고 표시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통계자료를 분석할 때 주관적 요인이 개입하면 안된다"며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상에 있는 자료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 내용이 기사화 될 것을 고려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지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이해할 수 없는 변명을 했다.

이에 대해 통계학계 전문가들은 모집단이 부족한 상태에서의 단순비교는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주대학교에 재직 중인 한 교수는 "연도별 단순비교라 하더라도 최소 5~10년 이상의 비교분석 데이터 안에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며 "특히 제천화재참사는 전체 통계(2017년 인명피해)의 46%가 넘는 데이터를 차지하기 때문에 줄었다, 감소했다 등의 표현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권대윤 충북소방본부장은 이러한 통계자료를 토대로 올해 소방 시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권 본부장은 "분석된 자료를 바탕으로 화재 예방대책을 추진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제천화재참사는 2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충북 최악의 화재사고로 기억되고 있다.

당시 충북소방은 현장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이로 인해 희생자 유가족들은 현장책임자들의 무능한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며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등 법적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7년(제천화재참사 제외) 2018년
사망 16 6 18 12 41 12 19
부상 88 71 51 38 107 67 93
104 77 69 50 148 79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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