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원 관리 활용… 안전한 일자리 환경 만들기 목표

김종민 켐코코리아 대표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본사에서 시료전처리자동화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김종민 켐코코리아 대표가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본사에서 시료전처리자동화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신동빈 기자] 김종민 켐코코리아(CHEMCOKOREA)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친환경 자동화 제품을 개발 또는 수입해 국내에 소개하는 무역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이 기업은 현재 물을 사용하지 않는 냉각관과 시료전처리자동화장비 등의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민

"일본계 무역업체에서 오래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운영진 몇몇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구조, 개인의 능력보다는 '줄을 잘 서야' 성공하는 부분들에 대한 오랜 고민이 저를 창업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지난 2010년 8월 창업한 켐코코리아는 일본제품 관련 무역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기업 생존이 우선되는 신생기업의 특성 상 김 대표는 수익창출을 가장 우선했지만 창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되자 기업 가치와 방향성을 재설정 한다.

"나고야의정서는 생물자원에 대한 관리를 통해 이익을 공유하는 국제협약입니다. 국가적으로 자원관리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었지만 우리나라는 이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였죠. 일본계 회사에 다니며 이에 대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던 저는 자원관리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 길로 공공기관과의 공동개발 등을 통해 국내 자원관리에 대한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자원관리'라는 생소한 개념을 국내에 도입하는데 상당부분 일조한 것이다.

"창업 후 자원관리에 대한 업무를 진행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꼈어요. 단순한 이익창출보다 사회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위해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깨닫게 된 것이죠"

창업 10년차를 맞은 켐코코리아는 이후 환경개선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직접 개발하거나 외국제품을 엄격히 선별해 기업과 공공기관에 소개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 개발·수입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냉각관을 자체개발했습니다. 물을 아낀다는 면에서 환경적으로 매우 유익한 것은 물론 연간 소비되는 수도세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켐코코리아의 콘덴서(the waterless condenser)는 화학·바이오·생명공학·식품 등 모든 연구기관 실험실에 사용되는 냉각배관을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기존 냉각관과의 비교실험에서 성능차이가 없고 워터베이스와 같은 추가 장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실험실이 하루 평균 2천880ℓ의 물을 사용한다고 봤을 때 연간 수도요금을 약 80만원 절약할 수 있다.

"켐코코리아의 콘덴서를 사용한다고 해서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치거나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선 실험실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제품을 도입하는데 소극적이죠. 교수님들을 만나보면 우리제품에 대한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주지만 정부지원 연구비를 사용하는 실험실 특성 상 개선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켐코코리아의 또 다른 주력제품은 시료전처리자동화장비다. 외국기업으로부터 수입해 판매예정인 이 제품은 122개의 시료수용이 가능해 연구효율을 높이는데 핵심장비로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쉽게 말해 실험에 필요한 물질을 추출하기 위한 전 과정(중량측정·분쇄·용매주입·교반/추출·원심분리·필터링·분석)을 기계가 대신해준다고 보면 됩니다"

기존 연구실에서는 단순반복 업무인 이 작업을 연구원들이 일일이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위험도가 증가하고 실험자간 데이터 오차가 발생하기도 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느 부분에 실수가 있었는지, 실험추적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화장비로 이러한 일들을 진행하면 일정한 실험결과를 얻을 수 있고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발생 시 해결이 용이합니다"

이밖에도 켐코코리아는 무수은 온도계와 농축장비, 원심분리기, 멸균제품 등 30여 가지의 제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켐코코리아는 좀 더 안전한 환경에서 일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항상 고민합니다. 이러한 부분이 효율성이라는 기업의 우선가치에 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직한 발걸음

창업 초기 깐깐하기로 소문난 일본기업에게 인정받은 켐코코리아는 세계적으로 신뢰도를 쌓아가며 무역업에 대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전 세계가 아주 넓지만 또 좁기도 합니다. 세계 각국을 다니다보면 일본에서 만난 기업가와 독일에서 만나기도 하고, 그 인연을 통해 사귄 독일사람을 또 중국에서 봅니다. 이렇게 발로 뛰다보니 세계 이름 있는 기업들이 켐코코리아를 믿고 국내 제품판권을 맡기게 됐습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가치보다는 기업의 이름값 등 그 외의 조건에 의존하는 경향이 큰 국내시장에서 쉽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경쟁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켐코코리아가 남들처럼 빨리 가는 능력은 다소 부족할지 몰라도 가치 있는 일을 정직하게 해나가는 것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앞으로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 등에 대한 고민을 통해 우리사회가 건강해 질 수 있는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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