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청주·대전서 잇따라 "황교안 물러가라" 반발
황 대표, "문재인 정부하에 법치주의 현주소" 일침

[중부매일 서병철·김강중·김성호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국 민생투쟁의 일환으로 14일 충북과 대전을 잇따라 찾았지만 민주노총 충북지부와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 등의 연이은 기습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하에서 (불법 시위) 법치주의의 현주소"라며 대립각을 세우는 등 변함없는 전국 민생투쟁을 예고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제천시 송학면 무도리 한 농가에서 고춧대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대를 설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제천시 송학면 무도리 한 농가에서 고춧대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대를 설치하고 있다.

먼저, 이날 오전 충북 제천을 찾은 황 대표는 송학면 무도리 한 농가 500여평의 고추밭에서 고춧대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주대 설치작업을 도왔다.

이어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간담회도 가진 황 대표는 한 농민이 "인건비가 올라 힘들어 죽겠다. 10만원 벌면 품파는 사람이 7만원을 가져간다"며 하소연하자 "요즘 최저임금이 올라서 다 그렇게 된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간담회 이후 황 대표는 오찬 장소인 모산동에 한 음식점으로 발길을 옮겼지만 민주노총 제천·단양지부 조합원 등의 기습 시위에 시달렸다. 이들은 '노동개악 앞장서는 자한당 해체하라'고 적힌 팻말과 구호로 황 대표를 제지했지만 몸싸움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14일 오후 청주 성안길 한 커피숍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김성호
14일 오후 청주 성안길 한 커피숍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들이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김성호

오후 들어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들을 만나기 위해 청주 성안길 한 커숍을 찾은 황 대표는 또 다시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민중당 충북도당 관계자들의 기습시위에 몸살을 앓았다.

특히 민노총 충북본부와 민중당 충북도당 관계자 30여 명은 황 대표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커피숍 앞에 모여 황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자리를 떠날 것을 요구하는 한국당 충북도당 일부 당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김성호

이들은 커피숍 앞 도로에 누워 '적폐를 청산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막말 정치 끝장내자', '국정농단 처벌하라', '5·18 망언 한국당 해체하라' 등을 외치며 황 대표의 8일차 민생투쟁을 견제했다. 다행히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황 대표는 연이은 기습시위에 피로감이 역력해 보였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충주 어린이 보호시설인 진여원을 방문한 황 대표는 동량면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머물고 이날 제천으로 이동, 농촌 일손돕기 봉사활동을 벌였고, 이어 이날 청주와 대전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황 대표의 대전 방문에서도 여지없이 시민단체 등의 기습시위가 이어졌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가 14일 오후 대전시 중구 대흥동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인근에서 자유한국당 해체와 황교안 대표 대전 방문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는 이날 한국당 대전시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 해산 청원에 180만 국민이 참여했다. '민생대장정'에 나선 황 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라며 "더 이상 이 땅에 한국당이 존재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고 한국당 해산을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의당 충북도당은 황 대표의 이날 충북방문 관련, 논평을 내고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핵심이었던 인물이 아무런 반성 없이 민생을 들먹이며 대권놀음을 하고 있는 모습과 정작 민생은 외면한 채 국회를 마비시키고 있는 한국당의 행태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도 논평에서 "한국당이 진정 국민과 국익을 생각하는 정당이라면, 민생과 경제를 살리는 일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억지 연출로 포장한 '대권 투어'를 중단하고 '진짜 민생'을 챙겨주기를 바란다"고 황 대표의 충북 방문을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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