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가업 승계… 시행착오 끝 '농업회사법인' 설립

청주시 미원면 어암리 '애쁘르팜'은 윤보근(29·사진 가운데 왼쪽)) 대표를 비롯해 4명의 20~30대 청년농부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이곳은 사과, 비트, 옥수수, 고구마 등 1차 생산물은 물론 사과즙과 사과비트즙과 같은 가공품을 개발하는 등 직접 생산·가공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애쁘르팜 제공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첫사랑 농장에서 이제는 가족 농장으로 거듭났습니다."

청주시 미원면 어암리 '애쁘르팜'은 윤보근(29) 대표를 비롯해 4명의 20~30대 청년농부의 땀과 노력의 결실이 맺어지고 있다. 이곳은 사과, 비트, 옥수수, 고구마 등 1차 생산물은 물론 사과즙과 사과비트즙과 같은 가공품을 개발하는 등 직접 생산·가공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저희 농장은 사랑과 정성을 가득 담아 사과와 비트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1차 농산물을 '안전하고 정직하게' 가공품은 '깨끗하고 품질 좋게'를 원칙으로 선물하고 싶은 선불 받고 싶은 농산물로 소중한 분들과 행복을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귀농 6년차인 윤 대표는 2014년 결혼한 동갑내기 아내 정은혜(29)씨와 함께 부모의 뒤를 이어 사과 과수원을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수 많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동반자인 아내 정은혜씨 덕분에 지금에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

윤 대표는 20여년전 귀농한 부모님을 따라 이 곳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농업고등학교, 한국농수산대를 다니며 기반을 닦았다. 이 과정에서 아내 정은혜를 만나게 됐고 정씨 역시 귀농한 부모님의 영향으로 농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농업분야에서 미래를 찾게 됐다. 결혼 이후에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과수원을 '애쁘르과수원'이라 이름을 짓고 본격적인 농장운영에 들어갔다. 농장의 이름인 애쁘르란 '애플'을 빠르게 읽으면 나는 소리에서 착안됐다.

"아내는 초등학교 동창이자 첫 사랑입니다. 가업을 물려받기 위해 준비한 농업이지만 본격적으로 구상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의 아내 덕분이죠. 저를 많이 이해해주고 같이 고민해줬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해온 것 같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들 부부에 든든한 조력자들이 생겼다. 아내 정은혜 씨의 언니 부부(정지혜·박종관)가 지난해 6월부터 함께 일을 하게 됐기 때문이다. 종종 일손을 도왔던 정은혜씨의 언니 부부는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을 결심했다.

"처음에는 일손을 도와주러 몇 번 오다가 '같이 농장 일을 하면 어떻까'하는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시작으로 동서 부부와 함께하는 것을 고민하고 권유해봤습니다. 이들 부부들이 답답한 도시생활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결론이 났던것 같아요."

이렇게 의기투합한 4명의 청년농업인들은 지난해 '애쁘르팜'이라는 이름으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다. 법인 설립을 통해 청년농업인들의 어려움 중 하나인 부족한 초기 정착 자금을 다양한 정부정책 지원자금을 지원 받아 해결했다.

여기에 기존 2명이 나눠서 운영하던 농장을 4명이서 나누다보니 보다 체계적인 분업화로 일의 능률도 올랐다.

"판매, 디자인, 홍보 등의 업무를 모두가 나눠서 하고 있습니다. 영농일 역시 분담해서 하고 있죠. 아무래도 가족들이고 마음이 잘 맞다보니 4명이서 역할 분담하는 분업화가 잘 이뤄지는 것 같아요."

법인 설립 이후에도 주 품목은 여전히 100%직거래를 기반으로 한 사과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주문량이 폭주하자 이를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사과 출하 시기가 한정되다 보니 생기는 문제였다. 때문에 비트, 옥수수, 고구마 등 상품군의 다양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1차 농산물 생산 뿐만 아니라 가공품인 사과즙과 사과비트즙도 만들며 사업 규모를 점차 확대시키고 있다.

"이 일대가 고랭지 청정지역으로 630m 해발의 신선봉과 달천 사이에 위치해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커서 사과의 당도가 높은 편입니다.. 여기에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제초제와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부모님이 운영하는 축사 퇴비를 직접 미생물로 거름을 만들어 사용하는 등 갖은 정성을 기울이며 소비자들의 호응이 좋다. 지난해에는 처음 재배한 옥수수도 완판됐습니다."

이처럼 애쁘르팜은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꾸준히 한 발씩 내딛었고, 그런 애쁘르팜의 사과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윤 대표는 예비 청년 농업인들에게 "농사는 인성이라고 생각해요.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은 농부가 농사지은 농작물은 절대 소비자에게 사랑받을 수 없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부모님께 배웠던 철학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쉽지 않지만 정직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고 조언했다. /이완종

관련기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