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최근배 전 충주시의원

다 아는 일이지만 우리의 독도 영공을 러시아와 중국의 정찰기가 보란 듯이 휘젓고, 이를 보다 못한 한국이 전투기를 출격시켜 경고사격을 하고, 일본은 독도가 자국의 영토라며 전투기까지 띄우는 일촉즉발의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일본의 일방적 경제보복 조치로 경제가 휘청거리는 판국에 북한은 잇따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고….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금의 사태와 함께 연일 정치권의 친일·반일 상대편 낙인찍기 싸움속에서도 방방 곡곡에서 일본상품 불매운동, 경제보복 규탄 집회가 이어지는 오늘,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며 한번쯤 과연 우리의 애국심은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트럼프의 미국 제일주의를 비롯해 최근에 드러난 일본의 군국주의에 이르기까지 세계가 자국만을 위한 국가주의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에선 더욱 그러하다.

애국심은 글자 그대로 나라사랑이다. "옛말에 나라사랑하기를 내 집같이 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족이 집을 사랑하지 않으면 집은 존재할수 없는 법"이라는 유관순 열사의 말이 아니더라도 애국심은 한나라를 지탱하고 발전시키는 정신적 원동력임을, 그리고 나라를 잃은 백성의 삶이 노예의 삶이었음을 우리가 겪은 역사속에서도 충분히 알수 있다. 국난극복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애국심이라는 하나된 나라사랑의 힘이 꽃피어 있었다.

그렇다면 오늘을 살고있는 우리들의 애국심은 어떤 모습일까.

애국심은 스스로의 가슴으로부터 자발적으로 솟아오르는 것이어야 한다. 애국심은 편가르기가 아니고 함께가는 길이다. 하나됨이어야 한다. 정권의 입맛대로 정치이데올로기에 편승해서 권력 수단으로 애국이 독점되고 상대를 매국노쯤으로 몰아가는 판국에선 진정한 애국심은 자라나지 않는다. 같은 애국심에서 방법이 다르고 의견이 다를뿐이다. 우리 스스로가 상대를 빨갱이로, 친일파로 딱지를 붙인다면 그것은 우리의 애국심을 갈라놓는 주홍글씨가 될 것이 분명하다.

병자호란때 남한산성에서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의 갈림길에 선 김상헌과 최명길의 일화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상헌이 항복문서를 찢어버리자 최명길이 "나라에는 이를 찢어버린 사람이 없어서도 안되고 이를 줍는 사람이 없어서도 안된다"고 말해 애국의 공통점과 방법의 다름으로 공존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애국심이 맹목적으로 독점되어 분출될 때 자칫 그것은 독재의 길이요 군국주의 길임을 우리는 독일 나치와 일본 군부가 일으킨 침략주의 전쟁을 통해 보았다.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최근배 전 충주시의회 의원

애국심이 말보다 실천에 있고 꾸준함에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함에도 우리는 분한 마음에 먼저 욱하고 소리내고 주먹쥐고 욕하기가 일쑤다.

그러나 화는 풀릴지 몰라도 통쾌마케팅으로는 아무것도 설득할 수가 없다. 짓지않는 개가 더 사납다는 말도 있다. 갑자기 부는 바람은 한나절을 지탱하지 못하고 쏟아지는 폭우는 하루를 계속하지 못한다는 도덕경의 말씀도 새겨 듣고 싶다.

애국심은 싸움이 아니다. 그 본질이 사랑에 있다. 사랑은 싸움보다는 이해와 포용과 용서와 타협이 더 많이 작용한다. 국제관계가 싸움같지만 그 중심엔 이해관계만이 존재하고 그 이해관계는 자국에 대한 사랑이 깔려있다.

"결코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는 맙시다 그러나 협상을 두려워하지도 맙시다. 양편 모두 편을 갈라놓는 문제를 찾으려 애쓸 것이 아니라 단합시키는 문제를 찾아 나섭시다." 미국 대통령 케네디의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은 까닭은 무엇이며, 마주보며 달려오는 열차로 비유되는 한·일관계와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각축속에서 또다른 애국심을 읽게 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당신의 애국심은 안녕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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