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모든 곳이 친환경…'아토피 치유 학습' 전국 명성

[중부매일 김금란 기자] 청주 양성산 아래 자리한 문의초등학교도원분교장(이하 도원분교)은 충북 유일 아토피 치유 학교다. 폐교위기의 농촌학교를 살리기 위해 학교주변의 자연환경과 지역자원을 연계해 '아토피 학교'라는 특색을 살려 지난 2010년부터 시범 운영돼 지금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아토피, 천식, 비염 등의 환경성질환 학생 59명이 재학 중인 도원분교는 자연 친화적인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다. 교실, 복도 등 대부분의 시설은 편백나무로 되어 있고, 각 교실에는 보습제가 구비돼 있다. 이 곳에는 편백나무로 만든 스파실도 있다. 아토피 증상이 심한 아이들의 질환 완화를 위해 목욕시설을 만들었다. 운동장에는 천연잔디를 깔았다.

교육과정도 환경성질환 완화에 중점을 둔 '에코-그린(ECO-GREEN)'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스트레스·스킨·푸드 케어 등의 아토케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특히 도원분교는 교육공간의 개념을 학교건물에만 국한하지 않고 자연과 지역으로 확장하면서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청호, 양병산 등 학교주변의 훌륭한 자연환경과 지역의 예술자원을 연계한 체험활동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와 함께 심리적인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교육 공간개념의 확장으로 미래교육을 대비하고 지역연계 특색사업을 통해 작은 학교 살리기의 성공 사례 꼽히는 도원분교를 살펴봤다. / 편집자



문의초등학교도원분교장의 전신인 도원초등학교는 학생 수 감소로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가 학교구성원과 동문, 지역주민의 노력으로 폐교는 면했지만 1999년 문의초도원분교장으로 격하됐다.

당시 동문들은 모교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전국의 여러 학교를 다니면서 방안을 모색했고, 그 결과 지역 환경을 기반으로 '아토피 치유 학교를 해보자'라는 의견을 모아 지금의 분교를 만들었다. 운동장의 천연잔디는 친환경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동문들이 손수레로 잔디를 나르며 직접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도원분교의 아토피 특색사업은 2010년 충북도교육청의 아토피 피부염·천식질환치료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도원분교의 입학조건은 환경성질환을 갖고 있는 학생으로 현재 아토피, 천식, 비염 등의 질환이 있는 59명이 다니고 있다. 이 학생들의 대부분은 청주시내에 거주하며 30~40분 버스통학 한다. 매일 장거리 버스통학을 해야 하는 환경이지만 아토피 학교라는 명성 때문에 통학의 불편함도 마다하지 않는다. 또한 환경성질환의 증가로 입학·전학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학교 시설문제 등으로 전원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도원분교에는 일반학교에서 보기 드문 특별한 시설이 있다. 편백나무로 만든 친환경 스파실을 갖췄다.

남녀 각각 1실로 만들어진 스파실은 질환이 심한 아이들 일부가 이용하고 있다. 1인당 이용시간은 20분 정도이고 하루 수용인원은 2~4명 정도다.

스파실에는 전문 강사가 배치돼 아토피 정도에 따라 목욕물 온도부터 보습제 종류까지 개인 맞춤형으로 세심하게 운영되고 있다. 음악도 심신안정을 위해 클래식을 주로 듣는다.

기자가 방문 지난 20일 스파 중에 만난 이민혁(5년) 군은 어려서부터 아토피가 심해 이 학교를 선택해 5년째 다니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이 군은 "처음에는 옷을 벗고 스파하는 것이 쑥스러웠지만 5년 동안 꾸준히 하고 있는데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나서 씻으면 몸도 개운하고 아토피에도 도움 되는 것 같다"며 "스파실을 더 만들어 다른 친구들도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스파실을 이용하는 학생은 23%정도에 불과하다

10여 년 전에 숙직실을 개조해 만든 스파실은 협소해 수용에 한계가 있다. 노후화된 스파실에는 탈의실도 없고 남녀 욕조 하나씩만 설치돼 있다.

이러한 열악한 시설환경 속에서도 전국의 유명 아토피학교로 만든 도원분교는 최대숙원 사업인 아토피 힐링관 건립에 온힘을 쏟고 있다. 스파실 확장과 함께 족욕실, 안정실, 복건실 등의 시설확충으로 아이들의 건강회복과 함께 아토피 치유 학교로서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끌겠다는 목표다

도원분교는 특색 교육과정으로 환경성질환 완화에 중점을 둔 '에코-그린(ECO-GREEN)'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정규교육과정과 방과 후 활동에 스트레스·스킨·푸드 케어 등의 아토케어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은 학교 숲이나 인근 마을을 이용해 주 1회 탐방활동을 한다. 학교뒷산을 활용한 야외수업·산책과 대청호반에서의 아토피 체험활동, 교사와 함께 양성산 등반 등의 체험활동을 하고 있다.

올 봄에는 교내에 아토피 힐링가든을 만들어 허브식물을 기르고 있다. 2학기에는 허브를 활용한 친환경 비누기 만들기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 힐링가든에는 요즘 보기 드문 목화도 심어 아이들과 목화수확 체험도 했다.

중앙현관에는 아토피 바로알기 정보와 함께 아토피에 좋은 감잎차, 허브차 등을 준비해 아이들이 수시로 음용하고 있다. 또한 중앙현관과 각 교실에는 보습제, 편백나무빗 등을 비치해 학생들의 학교생활이 친환경 속에서 이루어진다.

문의초는 문화체육관관광부의 예술꽃 씨앗학교 공모에 선정돼 지역의 생태를 주제로 통합미술교육활동을 분교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문의지역은 청남대, 대청호 등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이를 기반으로 예술인들의 작업 활동이 활발하다. 예술꽃 사업은 이러한 지역의 우수한 자연환경과 예술적 자원을 접목해 아이들에게 감수성을 길러주고 공동체로서의 지역을 알가면서 주변의 소중함도 깨우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1차년도 사업으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생태미술교육을 실시했다. 아이들은 버려지는 폐자재를 활용해 양말목공예, 압화 등의 작품을 만들었으며, 청주 성모병원에서 환자들을 위한 작품전시회를 열었다.

2학기에는 주제통합교육과정을 재구성해 '마을탐색'을 대주제로 전 학년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고학년은 마을건물을 만들고 저학년은 그 안에 들어갈 작은 작품을 만들어 완성해 나가는 협력 프로젝트다.

이혜경 도원분교장
이혜경 도원분교장

이혜경 교장은 "학교 주변에 양성산과 대청호가 있고 그것을 기반으로 많은 예술인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예술꽃씨앗학교는 이런 좋은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연계 교육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술꽃 첫 번째 결과물로 성모병원에서 학생들 작품전시회를 열었는데 환자들과 병원 방문객들로부터 기대이상의 호응을 얻었고 아이들에게 자부심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1년 단위의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면서 결과물 도출에 관점을 두고 진행되는 단위수업과의 차별화된 교육과정 운영으로 아이들이 협력을 배우고 지역을 알아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술꽃 사업은 전문 강사의 계획 하에 학생은 물론 교사들도 참여하는 사진 등 영역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한 때 폐교위기에 처했던 도원분교는 학생규모로 보면 다시 본교로 격상해도 될 만한 여건을 갖췄다. 이러한 변화는 학교구성원과 동문, 지역주민들의 협력으로 일궈낸 의미 있는 성과로 작은 학교 살리기의 좋은 사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도원분교는 교육을 바꾸는 공간혁신을 단순히 학교건물과 교내의 시설물에 국한하지 않고 자연공간으로, 지역자원으로 확장하며 미래의 교육공간에 대한 개념을 제시·실천하고 있어 앞으로의 교육활동이 기대된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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