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우리는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했던 일이 생겼을 때, 습관처럼 또는 무심코 투덜대기 시작한다. 그런데 나의 지인은 내 얘기를 한참 들어주다가 이같은 상황을 맞게되면 편들어 주기 보다는 "이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라고 한마디 툭 던진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내가 바라보던 시선에서 조금 멀어지면서 '그래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어.' 라는 생각과 함께 마음속에 들끓었던 감정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된다.

언젠가 벗어날 수 없는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나의 멘토분이 나에게 선물해준 책이 있다. 임경선 작가의 '태도에 관하여'라는 에세이다. 그분에게 반복되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니 상황이 그러하다면, 나 스스로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기를 바라셨던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말하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다섯 가지 삶의 태도'인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을 이야기한다.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또는 어떤 가치관을 품고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쉽게 읽힐 수 있고 환기를 시키는 책이다.

어떻게 보면 진부한 주제일 수도 있으나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이란 부제처럼 우리 삶에서 어떤 태도를 가질 때 가장 충만한가를 고민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이들 5가지의 태도가 균형을 유지하면 오롯이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말한 다섯 가지 가치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자발성이다. 자발성은 타인의 영향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 내부의 원인과 힘에 의하여 생각이나 행동이 이루어지는 특성이라고 한다. 더불어 자기 세계의 틀을 확립하고, 자신이 내세우는 가치를 충만하게 이뤄나갈 수 있는 분명한 태도를 지니는 것을 말한다.

그렇게 자신의 의지대로 주변 환경도 만들어 가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삶을 살아간다. 그리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자신에 대한 신뢰에 기반한다. 자발성이 있는 사람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비난을 각오하면서 스스로 해야 되는 상황을 인지할 수 있다.

스스로 해야 되는 상황과 자발성이라는 측면에서 작가는 무언가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처음에 껍데기를 깨고 걸어 나가는 것까지는 무조건 스스로가 해야 한다고 본다. 그 다음부터는 천천히 갈 수도 있고 뛰어갈 수도 있다. 그 속도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어쨌든 껍데기를 깨는 것은 본인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작가는 말하고, 나 또한 그리 생각한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다양한 고민으로 마음이 들끓고 있다면, 또는 반대로 그런 고민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한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나 자신을 가장 나답게 만드는 고유의 자산이 되는 자발성과 껍데기를 깨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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