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안 쓰는 작은 실천부터… "함께 지구 지켜요"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에너지 전환과 자립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는 청주YWCA는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에 대한 고민과 친환경 에너지 활용 등에 대해 관심을 늘 갖고 실천하고 있다. 지난 6월 발족한 '에너지시민50+'과 함께 9개의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동아리별로 매월 에너지 자립을 위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 후원 '재생에너지 민간단체 협력사업'으로 학생들이 주축으로 움직이는 청소년기후동아리를 중심으로 에너지퍼머컬처1.5, 사람사이 등 에너지 기후활동에 대해 노력하고 있는 동아리들을 살펴본다. / 편집자

◆청소년 기후동아리

청소년 기후 동아리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가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청소년 기후 동아리가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가해 캠페인을 진행했다.

환경운동가로 전 세계에 알려진 16세의 스웨덴 고등학생인 그레타 툰베리.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 1인 시위를 시작해 세계 청소년들의 기후 행동을 촉발시켰다. 이 시위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는 '미래를 위한 금요일' 운동으로 이어졌다. 툰베리는 2018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청소년'이며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인물이기도 하다.

청주에도 툰베리 활동에 영향을 받아 1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청주YWCA 청소년 기후동아리에 참여해 기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공유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정호선 에너지 기획운영자와 함께 기후 수업을 진행 후 지난달 21일 서울에서 열린 기후위기 비상행동에 참가해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앞서 동아리 회원들끼리 그레타 툰베리 책을 읽고 소감을 나누기도 하고 서울에서 활동하는 청소년기후소송단 고등학생과 함께 하고 있는 청년과의 간담회도 진행했다.

청소년 기후동아리 학생들은 툰베리처럼 등교 거부를 하면서까지는 아니지만 지난달 1일 기후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청주 성안길에서 거리 캠페인을 개최했다.

정호선 기획운영자는 "기후 문제에 대한 심각성은 느끼고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학생들이 캠페인을 통해 환경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사회 참여의 중요한 계기인데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있다"고 진단했다.

정 기획운영자는 "행동하는 기후변화, 지구를 살리자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다른 아이들에게도 확대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에너지퍼머컬처1.5

에너지퍼머컬처1.5 회원들이 산남 아파트협의회 중 2~3개 아파트를 주요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마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에너지퍼머컬처1.5 회원들이 산남 아파트협의회 중 2~3개 아파트를 주요 대상으로 에너지 자립마을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퍼머컬처란 호주 빌모리슨 교수가 약 30년여간 이론과 실천연구, 개발했던 영속적인 농업의 개념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과 유사한 개념을 갖고 있다. 빌모리슨 교수는 현재 세계 150여개 농장을 연결하는 퍼머컬처(permaculture)의 연구소장으로 그 중요성을 전파하고 있다.

이런 개념에 청주 산남동을 중심으로 에너지 자립마을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환경 감수성이 높은 사람들이 모여 녹색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실생활에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하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육식 줄이고 채식 늘리기, 전기·물 아껴쓰기 등이다.

지난 8월에는 각자 가정에서 하고 있는 에너지 실천 활동에 대해 공유하며 두꺼비마을의 특색을 찾고 아파트별 에너지 지원이 어떠한지에 대해 토론했다.

에너지퍼머컬처1.5 회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서울 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해 에너지 자립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에너지퍼머컬처1.5 회원들이 아이들과 함께 서울 에너지드림센터를 방문해 에너지 자립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에너지퍼머컬처1.5 회원들은 서울 에너지드림센터와 홍은동 호박골에너지자립마을을 견학하며 마을의 특색과 에너지 자립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호박골 자립마을의 경우는 호박을 심어 마을 축제때 호박을 이용한 음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아파트 보다 일반주택이 많은 이곳은 집집마다 태양광이 설치돼 있고 빗물 저장 시설이 잘 돼 있는 곳으로 에너지 중심 문화가 형성된 곳이다.

정호선
정호선 에너지 기획운영자

정호선 에너지 기획운영자는 "지구의 기온이 산업혁명 이후 1도 상승한 상황으로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기후현상을 진지하게 봐야 한다"며 "지구온도를 지금보다 0.5도 높인 1.5도 상태까지만 온실가스를 허용해야 하며, 지금부터 철저히 규제하고 배출제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정 기획운영자는 "인류가 자연의 통제권 안에서 우리가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 10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며 "일회용 안쓰기, 전기 아껴쓰기, 텀블러 가지고 다니기, 장바구니 이용하기와 같은 녹색생활실천은 기본으로 해야 하나 기후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 정책과 지자체의 정책적 전환과 시스템의 변화가 있지 않으면 안되고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확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사이

사람사이 동아리 회원들이 청주 상당산성을 찾아 환경 정화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람사이 동아리 회원들이 청주 상당산성을 찾아 환경 정화 캠페인을 실시했다.

'사람사이'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맺고 그 관계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에너지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실천하는 동아리다. 각자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7명의 회원들이 모여 에너지 기후운동을 같이 해보자는 취지로 함께하게 됐다.

이들은 일주일에 4번씩 만나 에너지 관련 책을 읽고 토론하며 한달동안 실천해야 할 항목을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생활에서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또 전기코드 뽑기, 양치할때 수돗물 잠그기, 냉장고 꽉 채우지 않기 등 아주 간단하지만 생활속에서 놓치고 있는 부분을 실천해 조금이라도 에너지 절약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회원들 중 강사들이 많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과정에서 그 실천을 알려주자는 뜻도 함께하고 있다.

김영숙
김영숙 사람사이 동아리장

김영숙 사람사이 동아리장은 "좋은 환경은 나만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후손에게 빌려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후손들에게 제대로된 환경을 물려주고 싶은 마음에 재생에너지와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실천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김 동아리장은 이미 1년전에 집에 태양광을 설치해 태양광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로인한 전기세 절감은 어떻게 되는지 경험을 통해 사람들에게 이런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사람사이 회원들은 모일때마다 친환경 수세미를 만들어 회원들끼리 나누고 생활속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고 있다.

김 동아리장은 "40~50대 회원들로 이뤄진 사람사이는 서로 뜻을 같이 하고 믿는 관계로 활기가 넘친다"며 "다양한 분야의 직업을 가진 분들이 모였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에너지 활동을 실천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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