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며 적정한 기대치를 주문하면서도 이상은 높게 포부는 크게 잡으라며 젊은이들의 꿈과 야망을 키워주고 있다. 그래야 호랑이를 그리다가 안 되면 고양이라도 될 것 아니겠느냐는 차선의 결과를 기대함이리라.

그 소망이 일확천금이 아니라면, 높고 크게 정한 열매 찾아 평생 희망의 끈 잡고 유일생명 다하는 날까지 하루하루를 꿈 찾아 행복 찾아 사력을 다할 수 있으니 그게 그의 소확행(小確幸) 흐름비결일 것이다.

한방이면 된다며 허황한 꿈 키우느라 그 명당 못 버리니 문 열어 갈 길 찾아줘도 한방철학의 끝 찾느라 산해진미도 소태껍질이다. 어쩌다 한방 찾으면 어딘가에 자신이 기다리는 또 다른 한방이 있을 것이란 미련에 남은 생에다 찾아온 한방의 정기까지 더하여 쏟아 부으니 남는 것 하나 없어 항상 원년이다.

흙과 금으로 태어나 한 동네에서 허물없이 살다가 철들어 살 길 찾아 떠난 것이 머슴사리와 하이칼라다. 애기머슴부터 상머슴까지 새경모아 장리하며 때기 밭에서 고래실 논 사 광작의 골 부자 되어 자녀 서울 유학시켜 경세가 만드니 학력 무학에 경력 머슴이라 눈결도 안 주던 이가 정색하며 사돈하자는데 같이 잘 사람한테 물어보란다. 흙에서 태어나 흙 속에 빠져 굳은 흙에 기둥세우니 자손만대 번영할 터(明堂) 된다.

금 가지고 노다지 캐서 서울 하이칼라 대망의 꿈 키우러 유학(遊學)에 유학(留學)을 거듭하더니 가사나 국사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쓸모없는 헛바람 가득 찬,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하이칼라의 인텔리 박사(博詐) 됐더란다. 그러면서 몇 번은 큰 집 신세 지느라 가족은 커녕 아비의 제삿날과 어미의 무덤도 모른다. 금이 삭으니 흙도 못 알아본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어순도 작고 적은 나부터 시작해야 가능한 것임에도 기반 없이 월단하면 고공 급락하여 척추골절로 일어서지 못함을 잘 알면서도 무모하게 도전하다 패가망신하는 이는 또 얼마던가! 기왕에 흘리기로 한 땀이라고 한꺼번에 다 쏟다가 원기 잃어 소중한 숨 떨어질까 저어된다.

머나먼 천리 길도 시작은 한 걸음부터고, 우공이산도 한 삽부터 시작된 것임을 왜 모를까? 첫 술에 배부르지 않고, 노력은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 그냥 된 게 아니다. 아무리 급해도 위아래 순서는 지켜야 한다. 절차 무시하면 바늘 허리 맨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하늘 바라보며 하늘 천자도 모르고 낫 놓고 기억자도 모르는 아주 평범한 생활에서 터득한 필부와 필부들의 생활철학을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한 이들이 더 잘 어긴다고 제발 잘난 체나 하지 말란다.

유수 같은 세월도 하루하루가 엮어진 것이며, 계곡 암반 위의 고불구불 물길과 바닷가의 몽돌이 수백천년 세월과 함께 부딪히며 깎인 세월이 오늘을 이룬 것의 의미, 한 번쯤은 생각해볼 만도 하다. 성현군자들의 생애가 저절로 된 것 아니기에 오랜 세월 존경받으며 롤 모델 됨이 그 정답이다.

바라는 게 적으면 욕망도 줄어드니 손에 잡히는 작은 것 하나하나가 마음을 넉넉하게 차곡차곡 채워준다. 보이지 않게 쌓인 먼지 속에서 천년송이 싹텄고, 가장 작은 겨자씨에서 나온 동구 밖의 겨자나무는 마을주민 다 끌어안고도 내일 이사 올 사람위해 한 귀퉁이는 비워둔다. 적게 바라면 넉넉해짐이다.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민실련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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