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그럴 거면 왜 굳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합니까? 수도권 국회의원을 해야지!"

본거지는 서울에 두고 살면서 지역구에서는 전세·월세로 사는 충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향한 쓴소리다.

이럴 경우 지역의 구석구석을, 지역민심의 낮은 곳까지 살피며 제대로 된 지역정책을 펼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경제정책이나 부동산정책, 지역균형발전에는 지역과 반대 의견을 가질텐데 제대로 지역을 대변할 수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선거에서 낙선하면 바로 짐 싸서 서울로 갈 것이 뻔한데 책임있는 정치가 되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 모든 것들이 기우이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당·정·청의 '1인1주택' 권유 분위기속에서 국회 관보에 지난 3월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변동 사항'을 분석한 결과, 충북 국회의원의 경우 집은 서울에 둔채 지역구에서는 전세·월세로 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현역 8명 가운데 4명은 다주택 보유자로 나타났다.

4선 중진의 더불어민주당 오제세(청주서원) 의원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서울 연립주택, 청주 단독주택, 청주 아파트, 경기도 오피스텔 등 5채를 보유하고 있다. 재선의원인 자유한국당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 역시 서울에 아파트 2채, 경기도에 단독주택 1채, 자신의 지역구인 옥천에 아파트 1채 등 4채를 갖고 있다. 그중 서울 삼성동 아파트의 경우 1채 가격이 37억5천만원을 넘어선다.

중요한 것은 집이 한 채냐, 두 채냐가 아니다. 집값은 서울과 지방이 천지차이다. 중요한 건 어디가 메인이냐다. 국회의원, 고위공직자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모범을 실천하고 있는지를.

본거지는 서울에 두고 지역구 활동은 가끔 할 거라면 왜 굳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는지 스스로 생각해보길 바란다. 진정으로 지역을 위하고 있는지를, 진정으로 지역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진정으로 지역구 국회의원인지를.

김미정 기자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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