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민생은 파탄나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이고, 국가안보는 김정은에게 상사병이 걸려있으니 잘될 리가 있습니까. 외교는 간경화에 걸려있다고 합니다. 지난 8월에는 치가 떨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정의로운 법을 집행해야 할 법무부장관에 범죄 혐의자가 돼서 우리 모두가 투쟁을 했습니다. 그 이후에는 더 뻔뻔한 사람이 법무부장관으로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 하는 건 거짓말, 위선, 국민 속이는 것뿐입니다."

지난 15일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4선 중진의 정우택 충북도당위원장(청주상당 국회의원)이 발언한 새해 인사말이다. 정 의원의 말에 이날 참석자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매년 새해 정당 신년인사회에 가보면 당시의 현 정권과 상대 정당을 깎아내리기에 혈안이다. '무능', '위선', '파탄', '폭망', '심판' 등 거침없는 단어들을 쏟아낸다. 매년 똑같은 모습에 성숙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선거가 있는 해에는 발언수위가 더 심해진다.

상대의 잘못과 허점, 무능함을 지적해야 자신이 유리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인이 투사여야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정치인들의 막말 발언들도 이런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일단 흠집내기 위한 말들을 뱉어놓고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이다. 이는 정치·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외면, 정치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새해 '좋고 따뜻한 말'로 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풍습을 갖고 있다. 새해 덕담으로써 좋은 기운을 북돋우고 한가닥 희망을 품어왔다.

김미정 기자
김미정 정치행정부 차장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리는 2020년 새해에는 정치권에서도 삭막하고 살벌한 말들이 아닌 발전적이고 따뜻한 덕담이 오고 가기를 기대해본다.

오는 4월 15일 치러지는 총선은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르는 점이 특징이다. 판단은 유권자에게 달려있다.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일지 정치인들은 잘 헤아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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