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속타는 주인·월세 아까운 학생

2일 충북대 중문의 한 원룸촌. 4월이 됐지만 건물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다. / 안성수<br>
2일 충북대 중문의 한 원룸촌. 4월이 됐지만 건물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대학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인근 원룸촌 공실률이 크게 증가했다.

또한 지난 1~2월 이미 원룸 계약을 마친 학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월세를 내거나 방을 다시 내놓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원룸주인과 학생들 모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오전 11시 충북대 중문 원룸촌. 지난해 이맘때 처럼 활기찬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19 공포로 대학 개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학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코로나19가 대학가 활기를 집어 삼킨 것이다.

평소 이곳은 개강이 시작되기 전인 1~2월 모든 원룸의 계약이 완료돼 왔다. 이 지역 원룸의 평균 월세는 25만~35만원이다.

2일 충북대 중문의 한 원룸촌. 4월이 됐지만 건물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다. / 안성수

이 날 충북대 원룸촌에서는 임대 안내문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건물마다 임대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있었다. 빈 방이 많아 원룸주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다중주택의 경우 13개까지 빈방이 목격됐다.

인근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터지고 대학에서 조금씩 개강을 연기하면서 원룸 계약이 성사되지 않고 있다"면서 "원룸 임대업은 1년 장산데 만약 서울처럼 1학기가 모두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 이들의 타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학생은 지난 2월 1년 계약을 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방을 써보지도 못하고 한달만에 다시 방을 내놨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지난 1~2월 미리 계약한 학생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2월 원룸 연장 계약을 한 충북대 학생 정모(27)씨는 학교의 오프라인 개강이 미뤄졌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정씨의 본가는 인천이다. 학교 수업을 위해 계약 연장을 했지만 온라인 강의로 대체되면서 학교 갈 일이 없어졌다. 학교 도서관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임시 폐쇄돼 이용할 수 없다.

2일 충북대 중문의 한 원룸촌. 4월이 됐지만 건물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다. / 안성수<br>
2일 충북대 중문의 한 원룸촌. 4월이 됐지만 건물마다 임대 문의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있다. / 안성수

정씨는 "1년 계약을 했는데 오프라인 개강은 기약이 없으니 답답하다"며 "학교 시설도 이용 못하고 한달 월세 29만원만 버린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청주대학교 원룸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청주대 윤모(24)씨도 복학을 위해 지난 2월 청주대 중문에 위치한 한 원룸에 1년간 입주 계약을 했다. 애꿎은 월세만 나가고 있는 난감한 상황이다.

윤씨는 "온라인 강의가 계속되고 있는데 굳이 여기 있을 필요가 없다"며 "대학 동기는 계약한 집을 두고 본가로 가서 쉬고 있다. 월세가 아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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