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로 연기됐던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등교수업 첫 날인 20일 청주시 상당구 금천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받고 있다. / 김용수

코로나19로 석달이 늦어진 학생 등교가 드디어 시작됐다. 일단 고3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지난 20일부터 제한적으로 실시됐지만 이들을 시작으로 초등 저학년까지 순차적인 등교가 예정돼 있다. 아직 코로나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등교인 만큼 이미 진행중인 지금도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학사일정이나, 대입 절차 등을 따졌을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는 게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다소의 위험성은 있지만 특정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상황은 곤란하다. 더구나 우리 사회에서 대입이 갖는 의미를 볼때 불가피한 선택이다.

등교가 이뤄진 첫날 학교풍경은 다행스럽게도 안정적이었다. 집단감염의 와중에 있는 인천지역을 빼고는 전국적으로 큰 탈없이 진행된 것으로 보여진다. 감염병의 특성상 잠복기 등을 감안해 1주일 정도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미 출발신호가 울린 마당에 미적거려서는 안된다. 물론 충분하고 꼼꼼한 방역대책이 전제돼야 하고 학생과 교사 등 현장에서의 지침준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할 요인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미뤄졌던,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대면교육과 다른 학사일정을 소화해내야 한다. 숨돌릴 틈 없이 짜여진 새 학사일정이 만만치 않겠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학교들도 학사운영을 위한 방역활동에 팔을 걷었다. 건물 현관과 교실 입구 등 두차례의 발열검사, 교내에서의 손소독과 마스크 착용, 좌석간 거리두기, 칸막이 설치 또는 한 방향 식사, 운동 및 대화 자제 등 다양한 방역수칙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올 가을 재확산 경고 등 연내 종식이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고 보면 이런 걱정은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첫날 의심증세를 보인 충북 학생이 15명에 이르며, 충남에서는 32명이 등교시 발열로 귀가했고 수업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학생도 있다.

이같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조급함 대신 일선학교들의 꼼꼼한 대응이 요구된다. 의심증상자의 119이송은 등교시간대가 겹치고 발생현황이 학교별로 제각각인 만큼 효율적인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태원발 집단감염으로 3학년에 이어 등교가 이어질 고등학교는 학습공간 확보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학생관리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초등 저학년의 방역은 더 신경이 쓰인다. 이런 교내 상황도 문제지만 학원을 비롯해 방과후의 활동 역시 함께 관리돼야 한다. 이들을 매개로 한 전파 가능성을 우리는 이미 확인했다.

결국 코로나19의 종식, 혹은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때까지 학교에서의 학생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의 개인위생수칙 준수가 우선돼야 한다. 개인 방역이 학교생활, 안정적인 등교수업의 첫 걸음인 셈이다. 마스크 착용과 손소독, 거리두기 및 밀접접촉 차단, 유증상시 등교 중단 등의 꾸준한 실천을 말한다. 더 나아가 학교에서도 격주·격일 등 시간차 등교수업과 원격수업 병행 등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학교의 방역구조라는 큰 틀과 개인위생 준수라는 작은 틀이 더해져야만 학생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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