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부는 충청권 아파트 시장 - 下. 실수요자 '울상'
훈풍 부는 충청권 아파트 시장 - 下. 실수요자 '울상'
  • 이완종 기자
  • 승인 2020.06.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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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광가속기 '청주 오창' 매도인 계약취소 속출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갑작스런 매도인 계약 취소에 날벼락 맞은 느낌이었죠. 계약금과 위약금도 바로 지급되더라구요."

지난 3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A아파트(전용면적 84.9㎡)를 계약한 김모(36)씨는 잔금일을 앞두고 부동산 중개사무소로부터 '매도인이 계약을 취소했다'는 갑작스런 통보를 받았다. 이미 '손 없는 날'을 검토해 이사 날짜를 잡고 이삿짐 센터를 알아보는 등 만발의 준비를 해왔던 김씨의 입장에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셈이다.

김씨는 "계약금은 물론 준비된 듯 위약금도 바로 지급되는 것을 보고 무슨일이 있나 알아보니 하루 아침 사이에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이삿날을 코앞에 두고 '계약취소' 통보를 받게 되면서 일정 부터 이삿짐센터 계약 문제 등 심리적·물질적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미 오를대로 오른 아파트 가격을 보고 당분간 내집마련은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 처럼 충청권 일부 아파트 값이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해 급등하면서 위약금을 물고서라도 매매 계약을 취소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9일 청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청주 오창 등을 중심으로 계약 취소나 가격을 올려 재등록 하는 문의가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는 최근 방사광가속기의 부지선정에 따라 오창읍 일대 아파트 가격은 1~2주 사이에 5천만~1억원 이상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계약금의 경우 통상 집값의 10% 정도를 거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떠오르면서 계약금보다 집값이 더 오르는 등 위약금을 물더라도 이익을 보게 되면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지역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아파트 가격은 투자 과열 현상에 따른 '거품'과 일부 단지내 입주자들이 가격을 담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5월 한달간 60여건의 아파트 거래가 이뤄진 A아파트의 경우 6월들어 거래 건수가 단 1건이었다.

충청권 일부 아파트 값이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 김용수
충청권 일부 아파트 값이 개발에 따른 기대심리가 작용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9일 청주시 서원구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공사가 한창이다. / 김용수

지난달 13건의 거래가 이뤄졌던 B아파트도 6월 진행된 거래는 단 한건도 없는 등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 이달 들어 거래가 뚝 끊겼다.

청주시 청원구 U공인중개사 관계자는 "5월 초부터 청주 오창 관련 쏟아졌던 수도권 투자자들의 문의도 뚝 끊긴 것은 물론 활발했던 거래도 잠잠해졌다"며 "이는 현재 형성된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더 이상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아파트 가격의 하락도 점쳐지고 있다. 현재 과열양상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단기 급등 했지만 쏟아지는 신규 공급 물량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미분양 관리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충북 청주에 올해 6천여세대가 넘는 신규 아파트 분양과 민간공원개발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바람까지 부는 등 공급물량이 많다는 것에 기인한다.

충북공인중계사협회 관계자는 "충청권 아파트 가격 훈풍은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지만"며 "여전히 미분양 관리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달고있는 청주의 경우 앞으로 쏟아질 신규 공급 물량을 생각한다면 수 년후 가격 하락은 물론 '미분양'이라는 악순환이 또 다시 재현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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