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국내 제조기업들의 코로나19 피해 후폭풍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중 절반 가량이 전국적 확산세가 가장 컸던 3·4월 보다 현재 경영 상황이 더 여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8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포스트 코로나 기업 대응현황과 정책과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45.2%가 3∼4월보다 '현재 경영여건이 더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3∼4월과 비슷하다'는 응답은 46.3%였고, '개선됐다'는 답변은 8.5%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자동차·철강·조선 순으로 '악화했다'는 응답이 많았던 반면 제약·기계 등은 '비슷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들이 현재 겪고 있는 가장 어려움으로는 '수출'(29.2%)이 꼽혔다. 이어 '자금난'(27.3%), '내수판매'(24.0%), '조달·생산'(8.8%), '고용유지'(8.8%)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앞서 대한상의 코로나19 대책반이 조사한 3월 제조업의 애로 사항은 부품조달, 매출감소, 수출 순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출 시장의 타격이 더욱 커진 셈이다.

특히 기업 규모와 업종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은 '수출'(40.4%), 중소기업은 '자금난'(31.8%)을 최대 애로사항으로 들었다.

또 자동차·조선 업종은 '자금난', 반도체·전자·기계는 '수출', 철강·제약·식품은 '국내판매'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여기에 올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기업은 10곳 중 8곳에 달했다

여기에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경영전략 변화를 추진·계획중인 곳은 전체 조사 대상의 30.5%로 조사됐다.

대기업은 45.8%가 경영전략 변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중소기업은 23.8%만 변화를 모색 중이다.

아울러 정부를 포함해 글로벌 각국에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자국 회귀)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해외공장을 가진 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복귀 의향을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94.4%가 '계획 없다'고 답했고, '계획하고 있다'는 업체는 5.6%에 그쳤다.

국내 이전을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해외사업장의 낮은 생산비용'(58.3%), '현지시장 진출'(38.1%) 등을 이유로 꼽았다.

이밖에 포스트 코로나 이후 필요한 중점 정책과제에 대해서는 42.9%가 내수 활성화를 꼽았고, '수출지원'(26.6%), '규제완화'(19.8%), 'R&D지원 확대'(5.8%) 순으로 답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유턴 기업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책을 내놨지만 해외사업장의 이점을 상쇄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과감한 유턴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