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박성진 사회부장

경찰 인사철이 다가왔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오는 20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무난히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달부터는 순차적으로 치안정감 및 치안감, 경무관 승진·전보 인사가 이뤄진다. 고위 경찰 인사는 '정치적 입김'이 작용한다는 게 정설이다.

인사 기준으로 입진 경로 및 출신 지역 안배 등을 고려하지만 말장난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기계적으로 비율을 맞추는 듯 보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실상은 다르다. 명단을 발표하면서 얼버부리는 핑계는 늘 그렇지만 찜찜하기 짝이 없다. 입맛대로 하더라도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김없이 때가 다가왔으니 지역에서도 벌써부터 차기 충북경찰청장을 놓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대개 입줄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내려온다. 이번에는 2명의 치안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말이 돌고 있다. 주변에서 그저 근거없이 떠드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차기 근무처로 충북을 바란다고 한다.

이미 충북경찰청 내부에서는 두 치안감에 대한 '청내 인사청문회'가 한창이다. 매년 그렇지만 이번에도 시끌하다. 고향과 비(非)고향 인물이 격돌하다보니 무수한 인사평이 쏟아진다. 더욱이 둘 다 경무관 시절에 충북에서 재직한 이력이 있다보니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다. 친밀도에 따라, 함께 근무한 경력에 따라, 학맥에 따라 각양각색의 평가가 나온다. 차기 경찰청장 후보자가 발표되면서는 경찰대 기수까지 따져 유·불리를 점치는 등 아전인수(我田引水)식 해석이 난무하다. 그런데 팔짱 끼고 가만히 듣고 있으면 헛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무렴 고향 사람이 낫지', '고향에서 근무하면 온정주의로 흐를 게 뻔해', '차라리 충북 출신이 안 오는 게 상책', '지역정서를 알고 있는 게 최선' 등등. 시시콜콜한 잡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능력과 비전, 철학, 신망, 자질 등은 관심 밖이다. 마침 두 치안감이 충북에서 근무한 터라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치를 비교하는 게 보다 쉬울텐데도 말이다. 설왕설래하는 사람들은 결국 자기 입장에서만 평가하는데 핏대를 세운다. 누가 나한테 실익이 있는가만 저울질한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변할 때가 됐다. 단순히 지역 내 최고 상관이 부임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지역민의 치안을 누구에게 맡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봤으면 한다. 물론 이런 과정이 충북경찰청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를 찾는데 대단한 역할을 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박성진 사회부장

다만 이 같은 고민이 켜켜이 쌓이게 되면 우리 가족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지는 지역의 치안수장을 결정하는 과정을 이해관계 집단인 '정치'에만 맡겨지지는 않을까 싶다. 동고동락할 충북경찰들에게 묻고, 더 나아가 치안수요자인 지역민에게 묻는 날이 오게 마련이다. 누가오든 상관없다. 우리 가족을 예상치 못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는 충북경찰청장을 원할 뿐이다. 다만 이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충북도민들의 손으로 충북경찰청장을 뽑을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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