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침과 관련된 증상으로는 무척 다양하다. 16가지 항목을 들고 있다. 풍(風) 한(寒) 열(熱) 습(濕) 울(鬱) 노(勞) 식적(食積) 기(氣) 담(痰) 건(乾) 혈(血) 주(酒) 구(久) 화(火) 야(夜) 천행(天行)등이다. 풍(風) 한(寒) 열(熱) 습(濕)등은 계절과 관계된 증상이 되며, 노(勞) 식적(食積) 건(乾) 주(酒) 화(火)등은 환자의 생활 습관과 관계되는 증상으로 본다. 그리고 잘 낫지 않고 오래 끌며 괴롭히는 기침으로는 구(久) 화(火) 야(夜)등이다.

흔히 감기하면 떠올리는 것이 몸살, 두통, 인후통, 기침, 가래등이다. 겨울철 감기 또는 여름철 냉방병등인데, 인체와 외부 기후환경과의 부조화로 파악하여 치료하게 된다. 급성적이며 또한 기침이외의 일반적인 감기증상을 동반하게 되는데 치료 또한 수월하다. 다만 환자 개인의 체력과 생활환경에 따라, 1주일 이상 오래 끌거나, 밤기침 또는 마른기침으로 변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가 환자를 괴롭히게 된다. 사소한 기침감기로 시작했는데, 잘 낫지 않으니 고통은 말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 동의보감에서는 밤 기침, 오래된 기침 또는 화수(火嗽)라 하여 비위폐(脾胃肺)의 화(火)와 폐장(肺臟)의 진액부족, 신장(腎臟)의 진액부족을 원인으로 보고 화(火)를 내리고 폐신(肺腎)의 진액을 보충하여 치료하게 된다.

그리고, 식적수(食積嗽)라고 하여 식적(食積)으로 담(痰)이 생기면서 나는 기침인데, 식생활 습관이 불규칙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어린이에게 많고 가끔 성인에게서도 본다. 이 기침은 감기와 무관하게 지속되기도 하며, 일반적인 기침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으나 오히려 위장기능을 활성화시키면서, 담화(痰火)를 제거하면 쉽게 낫는다. 아침 기상시에 기침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기수(氣嗽)는 기(氣)가 상하여 생긴 기침인데 담연(痰涎)이 뭉쳐서 뱉으려고 해도 나오지 않고 삼키려해도 넘어가지 않는다. 건수(乾嗽)는 가래는 없고 마른기침을 하는 것인데 기가 잘 돌지 못하는데 원인이 있다. 기수나 건수는 모두 폐의 진액을 보충해주면서, 기를 내리고, 잘 돌게 해주어 치료한다.

요즘 진료실에 복부의 불쾌감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소화불량, 두통, 컨디션저하, 미열에 헛땀이 흐르고, 몸이 무겁다고 한다. 그런데, 설사와 밤기침이 동반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이는 단순한 위장의 문제가 아니고, 날씨와 관련된 것으로, 습사(濕邪)와 열사(熱邪) 그리고, 더위에 지친 우리 몸 내부가 냉(冷)해져서 생기는 증상이다. 단순한 소화제나 감기약으로는 호전되지 않는다. 이러한 기침은 습열(濕熱)이 원인이 된 기침이다. 습(濕)과 열(熱)을 빼주는 단순한 피빼기에도 잘 반응한다.

곧 추석이다. 하지만 날씨는 덥고 사람들은 여전히 시원한 것을 찾는다. 속을 따뜻하게 챙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상들은 한겨울에 냉면먹고 한여름에 삼계탕과 보신탕을 먹지 않았던가!

어릴 적, 긴 장마철에 가끔씩 구들장에 연탄불을 지폈던 어른들의 지혜가 새삼 생각나는 때이다.

/ 명신당 한의원 원장 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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