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풍경 가운데 하나가 부쩍 높아진 자연에 대한 관심이다. 감염병 사태의 주된 요인으로 생태계의 중요성을 피부로 실감하게 되면서 친환경이 다시 주목을 받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사회적 흐름에 걸맞는 우리 지역의 자원으로 유기농을 꼽을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유기농업이 전개되고 있지만 이를 산업화로 연결시키는 장은 찾아 보기 어렵다. 따라서 지난 2015년 열린,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괴산유기농엑스포는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당시 유기농은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 중에서도 앞서가는 테마였다.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모두의 공감에도 불구하고 상품화, 공급·판매 등 유통, 가격 등의 과제는 물론 선결 요건인 유기농 인증조차 안착되지 못한 게 현실이었다. 당시 괴산유기농산업엑스포는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한 기폭제 역할도 수행했다. 글로벌 유기농 시장 특히 동남아 등 아시아권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이후 실제적인 성과로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장을 연 것만으로도 그 존재감은 특별했다.

이같은 궤적을 가진 괴산유기농엑스포가 다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2022년 가을, 첫 행사에 이어 7년만에 열린다. '유기농이 여는 건강한 세상'이란 슬로건 아래 국제행사로 추진된다. 이 행사는 무엇보다 개최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쯤이면 코로나가 어느정도 안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불러온 친환경을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장이 열릴 수 있다. 산업 엑스포란 이름값을 소화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환경에 주목하는 세계적 흐름 또한 성공 예감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보다 꼼꼼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충북도와 괴산군이 신청한 국제행사 승인이 보류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아무리 화려한 애드벌룬을 높이 띄워도 제대로 고정돼 있지 않으면 한순간에 날아가버릴 뿐이다. 계획서를 보면 행사기간도 줄고 관람객도 줄 것으로 전망되는데 국비 요구액 등 사업비는 적지않게 늘려 잡았다. 또한 예상수익도 전보다 높게 잡았는데 타당성이 검토가 충분한지 모를 일이다. 보류 이유가 낮은 경제성에 있는 만큼 알찬 계획과 준비가 요구된다.

이를 집중 보완한다면 오는 10월 국제행사 승인을 받는 일이 그리 어려워 보이지는 않는다. 행사 개최의 타당성이 이를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웰니스(Wellness) 즉, 건강한 삶에서 먹을거리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유기농엑스포는 이같은 흐름의 정점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의 과제는 성공개최를 위한 충실한 밑그림이다. 보다 더 꼼꼼한 준비만이 이를 보장한다. 지난번 행사때와는 환경이 전혀 다른 만큼 내용도 성격도 달라야 한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여기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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