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결혼식 취소 등 고객 줄어… 남문로 웨딩거리 잠정 휴업

최근 금값이 급상승하면서 귀금속 전문점들은 거래가 끊기면서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귀금속전문점이 손님이 없어 썰렁하기만 하다. / 김용수
최근 금값이 급상승하면서 귀금속 전문점들은 거래가 끊기면서 더욱 힘들어지고 있는 가운데 5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귀금속전문점이 손님이 없어 썰렁하기만 하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금값이 오르면 뭐합니까. 손님이 뚝 끊겼는데..."
 
청주시 상당구 남문로 웨딩거리에서 귀금속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올해를 '최악의 한해'라고 표현했다. 그는 30여년간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올해 같이 어려움이 큰 경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금값이 하늘을 모르고 치솟고 있으나 도매, 소매, 유통업자 모두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예식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고사위기에 빠져있다고 한탄했다.
 
A씨는 "코로나19로 결혼식 등이 크게 줄어들면서 올해는 상담 고객도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며 "여기에 금값이 하늘높이 치솟으면서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실용성 등을 따져 예물을 맞추지 않는 경우도 빈번해 지면서 업계가 고사위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라 경제가 좋아야 이 업계도 호황을 누리는데 올해는 정말 역대 최악의 한해"라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또 다른 귀금속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B씨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B씨는 "이곳 주변을 둘러봐도 유동인구가 없다는 것은 누가 봐도 뻔하다"며 "최근 비가 내린 것도 한몫 하고 있으나 이곳 웨딩거리 자체가 과거보다 지역에서 침체된지 한참인 상태에서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임대료 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안전자산인 '금'을 찾는 수요자가 증가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지만 일선 금은방들은 고사위기에 빠져있다.
 
여기에는 코로나19로 결혼식이 줄었고 금값이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등 금의 유통 흐름이 막혔기 때문이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기준 순금 1돈(3,75g)이 구매가격은 31만2천원으로 전일 대비 8천원 올랐다.
 
이는 지난해 기간 순금 1돈 가격이 10만원대인점을 감안해도 크게 오른 셈이다.
 
금 값은 정치·경제적인 상황이 안정되면 적당한 선에서 머물지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 금값은 거침없이 오르는 특성이 있다.
 
앞서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마다 금값은 뛰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대대적인 금모으기 운동을 통해 금의 위상을 실감했다.
 
여기에 지난해 8월에도 역시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양국간 무역분쟁의 장기화와 더불어 국제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금값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즉 경제적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금리가 인하되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셈이다.
 
특히 골드바, 순금팔찌 등 금으로 만들어진 실물을 매매하는 실물거래는 금 시세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구조다.
 
상속세와 증여세, 금융소득 종합과세 등에서 제외되는 장점이 있지만 금 구매 시 부가가치세 10%와 수수료 3~5%를 지불해야 하는 만큼, 실물로 금테크를 하려면 최소 15% 이상 금값이 올라야 이익을 낼 수 있다.
 
이에 따라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산가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치솟는 금값과는 반대로 일선 소매업체에서 물건이 팔리지 않자 유통은 물론 재료, 제작공장도 고사위기다. 여기에 속칭 '나카마'라고 불리는 중간 유통업자 역시 소비가 줄면서 주문도 함께 줄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간 유통업자 C씨는 "체감상 주문량이 매년 10%정도 줄어든 것 같다"며 "금 값은 하늘높이 오르고 있는데 도매, 소매, 유통업자는 모두 거리로 나앉게 생긴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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