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4시 20분쯤 진천군 문백면 평산리 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선촌서당(김봉곤 훈장 교육장)에 있던 학생 등 10여명이 출동한 소방서 직원들에 의해 구조됐다./진천소방서 제공

며칠에 걸쳐 수백㎜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그야말로 물 폭탄을 맞은 충북 북부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비근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입은 충주, 제천, 음성에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게 된 것인데 규모를 떠나 신속한 결정이 돋보였다. 대통령이 선포하는 특별재난지역은 지정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만큼 상황이 엄중하다는 것이며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기치 못한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의 노력과 힘이 모아져야만 한다.

이들 지역을 포함해 전국 7곳의 특별재난지역에는 복구비용의 국비 추가지원, 재해보상금 지급, 이재민 생계지원과 더불어 건강보험·통신·전기·도시가스 요금 감면 등이 이뤄진다. 이재민 등 주민들의 피해에 많이 못미치겠지만 재기의 의지를 복돋우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지정에는 아쉬움이 따른다. 경중을 비교하기 어려운 인근 지역이 빠졌기 때문인데 단양과 진천 일부 지역의 추가선포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여기에 용담댐 방류로 피해를 본 충남·북 남부지역도 포함돼야 한다.

단양과 진천의 수해가 간단치 않다는 것은 이번 비로 가장 두드러진 피해를 보인 산사태를 살펴보면 알수 있다. 단양 54곳에 9.8㏊, 진천 14곳에 10.8㏊의 피해로 280곳에 23.9㏊의 충주나 45곳 23㏊의 음성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산사태는 농경지·가옥·도로 침수 등의 피해에 비해 중차대한 경우가 많아 한정된 지역이지만 단양과 진천의 피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확인시켜준다. 전북 진안에 있는 용담댐의 갑작스러운 방류는 직접적인 비 피해가 없었던 충북 옥천·영동, 충남 금산을 물바다로 만들었다.

평소의 3배에 이르는 방류로 인해 하천이 범람하면서 6개면 14개마을 주민들이 대피한 영동·옥천은 물이 빠져야 그 피해를 확인할 수 있다. 인삼의 고향 충남 금산은 주요재배지역인 제원면과 부리면에 피해가 집중돼 인삼밭의 절반가량이 침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이미 지정된 곳에 못지않게 큰 피해가 발생하자 이들 지역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지정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충북의 단양·진천·옥천·영동과 충남의 금산과 예산이 그 대상으로 댐 방류 피해보상을 위한 근거마련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 보았듯이 댐 하류의 경우 방류로 인한 피해가 종종 발생한다. 댐 안전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이로 인해 피해는 안되면 어쩔 수 없다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직접적인 재해가 아니어도 정부지원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 또한 장기간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에 주목해야 한다. 기후변화로 유사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별도의 조치가 요구된다. 단순 지역차원이 아닌 특정 상황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재난은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다. 제대로 된 대비만이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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