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노하우 전수하는 '멘토' 경영혁신의 디딤돌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이옥세, 박은수, 김응남, 노규환 씨.  충북에는 19명, 전국에는 400명이 활동중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계획 수립부터 구축단계 애로사항 해결, 구축 후 성과 제고, 고도화계획 수립, 대기업 제조 노하우 전수까지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 김미정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이옥세, 박은수, 김응남, 노규환 씨. 충북에는 19명, 전국에는 400명이 활동중이다. 대기업 현장경험이 풍부한 퇴직자들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계획 수립부터 구축단계 애로사항 해결, 구축 후 성과 제고, 고도화계획 수립, 대기업 제조 노하우 전수까지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스마트 마이스터'는 스마트공장 구축 또는 구축예정 기업에 파견돼 스마트공장 구축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전문가다. 컨설턴트이자 경영 멘토다. 충북 19명을 포함해 전국 400명이 활동중이다.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계획 수립부터 구축단계 애로사항 해결, 구축 후 성과 제고, 고도화계획 수립, 대기업 제조 노하우 전수까지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면 사전 수립 단계부터 마이스터를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대기업 현장경험 풍부한 퇴직자들

대부분 대기업 현장경험이 풍부한 퇴직자들이거나 이에 준하는 경력, 학위, 자격증을 가진 스마트공장 현장 전문가다. 이들은 도입기업에 3개월간 주2회 하루 6시간 파견돼 현장밀착형 지원을 한다. 스마트마이스터 지원사업은 지난해 2월 첫 전국 100명을 뽑아 시작된뒤 같은해 9월 100명, 올해 2월 400명의 마이스터를 새로 선발해 운영중이다.

충청호남지역장인 김응남(65) 마이스터는 83년 삼성중공업 전산팀으로 입사해 삼성계열사에서 25년간 일했다. 이후 롯데정보통신에서 3년반 근무하다가 2017년 9월 퇴사했다. 올해 괴산 하담푸드와 미미식품의 스마트팩토리를 돕고 있다.

이옥세(59) 마이스터는 청주 소재 ㈜WTS 대표이사다. LS산전(현 LS일렉트릭) 청주공장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8년 근무후 LS산전 천안공장에서 32년간 몸담았다. 생산, 생산기술, 품질 등 공장에서 할 수 있는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멤버 박은수(56) 마이스터는 92년 지금의 LG인 럭키금성 금성일렉트로닉 청주공장에 입사해 2017년 매그너칩반도체 청주공장에서 퇴사했다. 반도체생산장비 유지관리, TPM(생산성 개선) 경험과 LS일렉트릭의 고객사 공장들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도운 경력이 있다.

노규환(63) 마이스터는 85년 반도체회사인 '앰코코리아'에 입사해 20년간 생산관리, 품질관리, TPM 업무를 수행했다. 2014년 퇴사후 경영지도사로 변신해 기업지도에 나서고 있고 현재 호서대 벤처경영 박사과정중이다.

"마이스터들의 경력이 화려해요. 대부분 대졸이상 학력, 대기업 근무 25년 이상 경력, 50대 후반에서 60대 연령대에요.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30년 정도 뒤떨어지는데 대기업 경험과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해주는 역할입니다."(노규환)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노규환, 박은수, 이옥세, 김응남씨. 충북에는 19명의 마이스터가 활동하고 있다. / 김미정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노규환, 박은수, 이옥세, 김응남씨. 충북에는 19명의 마이스터가 활동하고 있다.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에 3개월간 주2회 하루 6시간 파견돼 현장밀착형 지원을 한다./ 김미정

기업에 필요한 현장밀착 지원 '보람'

마이스터의 강점은 현장밀착형이라는 점이다. 기업에 필요한 것들을 현장에서 파악해 개선해준다. 박은수 마이스터는 작년에 맡았던 기업의 설비개선 전문가를 연결해줘 설치비용을 6천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절감해줬다. 노규환 마이스터는 올해 맡은 커피제조기업에 대해 원라인 공정설계를 자문해 당일 주문납품이 가능한 원스톱시스템 구축을 도왔다.

"마이스터로 활동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느냐', '돈이 얼마나 드냐'에요. 제 대답은 항상 '다른 기업이 어떻게 하는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스마트공장은 기성복을 사는 게 아니라 맞춤복을 제작하는 것입니다'예요."(박은수)

특히 충북 마이스터들은 구축완료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잘해 호평을 받고 있다. 도내 스마트공장 구축 기업 164개사에 대해 매달 전화연락을 취해 어려움을 듣고 해결해주고 있다.

"사후관리는 전국에서 충북이 제일 잘해요. 친구처럼 평소 연락하다가 애로사항을 듣고 개선방향을 제시해주는 거죠."(노규환)

김응남 스마트마이스터가 지난 6월 괴산 하담푸드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계획서 수립을 코칭하고 있다. / 김응남 마이스터 제공
김응남 스마트마이스터가 지난 6월 괴산 하담푸드의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계획서 수립을 코칭하고 있다. / 김응남 마이스터 제공

마이스터는 [     ]다.

스마트마이스터들이 생각하는 스마트마이스터란 단순한 컨설턴트가 아니라 도입기업 입장에 서서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발전적 방향을 제시하는 네비게이터이다. 또 중소제조업을 성장시키는 디딤돌이자 친구 같은 존재다.

"스마트 마이스터는 한마디로 '도입기업 직원'입니다. 도입기업 입장에서 스마트공장 구축 역할을 해주니까요. 도입기업 입장에서 보면 꼭 필요한 사람이죠."(김응남)

"'네비게이터'다. 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주고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안내해주니까요. 충북의 99%인 중소기업에게는 이런 네비게이터 역할이 중요합니다."(박은수)

"마이스터는 '중소기업의 친구'죠. 과거에는 공급기업이 시스템을 구축해 팔아먹는 데 급급했고 공급기업이 주는대로 받는 문제가 있었어요. 이제는 마이스터가 기업 입장에서 설명해주고 선별하고 분석해서 구축방향을 코치해주니까 '중소기업의 친구'죠.(이옥세)

"'디딤돌'이다. 중소기업은 스마트공장 구축 환경이 안돼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마이스터가 기본환경을 조성해주니까요."(노규환)

필요한 덕목은 존중·비밀유지

마이스터에게 필요한 덕목으로는 존중, 겸손, 배려, 비밀유지를 한목소리로 들었다. 마이스터들은 기업의 경영상태를 속속히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기업비밀유지의무가 부여돼있다.

"회사의 기업문화를 따라가기 위해, 직원처럼 되기 위해,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회식도 따라가요.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노력해요. 말단직원에게도 절대 반말하지 않고 존중해주죠."(김응남)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노규환, 김응남, 박은수, 이옥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충북 스마트마이스터로 활동중인 (왼쪽부터) 노규환, 김응남, 박은수, 이옥세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아쉬운 점은

활동기간이 6개월로 짧은 점을 정책적 아쉬움으로 꼽았다. 마이스터사업 기간은 6개월로, 마이스터 1명이 6개월동안 2개 기업을 담당한다. 특히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은 준비단계-진행단계-사업 완료 및 공장 적용단계 등 3단계로 나뉘는데 준비단계에서 사업계획서 준비에 3주가 걸리고 이후 요건 검토, 서류접수, 현장평가, 충북TP와 전자협약까지 두달이 걸려 활동기간이 금방 지나간다는 것이다.

"활동기간이 기업당 3개월이다 보니 준비단계에 투입되면 활동이 다 끝나요. 마이스터는 사업 초반에 투입돼야 금상첨화예요. 처음부터 구축방향을 잘 잡아야 기업에 맞는 시스템을 같이 설계할 수 있거든요."(박은수)

"올해 맡은 기업이 다음달에 스마트공장 구축을 진행하는데 저는 한달 뒤면 마이스터활동을 철수해야 해요. 스마트공장 도입에 보통 5~6개월이 걸리는데 기업당 최소 6개월은 활동했으면 합니다."(이옥세)

박은수 마이스터는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이 스마트공장 구축사업 신청시 마이스터를 의무적으로, 동시에 신청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금은 스마트공장 구축사업, 마이스터 사업 등이 별도의 신청으로 이뤄진다.

스마트 마이스터 지원 정책의 좋은 취지에 비해 홍보가 부족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쉬워했다.

"중소기업에 가보면 마이스터 지원 제도가 있는지도 잘 모르고, 마이스터가 기업에 무슨 도움을 주는지 잘 몰라요. 아쉽죠. 홍보가 많이 돼서 기업들이 좋은 제도를 많이 활용하면 좋겠어요."(김응남)

충북 스마트마이스터가 충북 제조업 혁신을 향한 디딤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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