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솔루션 '스마트공장 산파' 역할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사전 밀착지원 전문가는 중소·중견기업들이 스마트공장에 첫 발을 디디게 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즉 스마트공장 도입을 결정하도록 첫 물꼬를 트고 첫 단추를 꿰는 위치다. 특히 한차례 심화 컨설팅만으로 스마트공장 도입을 이끌어낼만큼 지역에서 영향력이 큰 전문가들이다.

충북도내에는 모두 9명의 전문가가 활동중이다. 지난해 6월 활동을 시작한 이들은 도내 스마트공장 도입기업 164개사 중 지난해 60개사, 올해 30개사에 대해 사전 현장밀착 지원을 맡고 있다.

충북 사전밀착지원 전문가인 김길동 충청대 품질경영과 교수(왼쪽), 진성옥 LS산전 부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충북 사전밀착지원 전문가인 김길동 충청대 품질경영과 교수(왼쪽), 진성옥 LS산전 부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 김미정

 

탄탄한 이론·실전 갖춘 전문가들

사전 밀착지원 전문가는 스마트공장 구축 예정 기업이나 고도화 예정 기업을 찾아가 구축방법 설명부터 정부의 지원정책 안내, 로드맵 제시, 사업계획서 지도, 현장 문제점 파악·개선 등을 1회 3~4시간에 걸쳐 원스톱으로 심화 컨설팅해준다.

도내 활동중인 9명은 대학 교수 7명, 대기업인 2명이다. 모두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전문가들이다. 스마트공장전문가일뿐 아니라 지역사정을 잘 아는 지역경제전문가들이다.

김길동 충청대 품질경영과 교수는 29년차 교수다. 지난해 스마트팩토리학과를 만든 책임교수이기도 하다. 스마트팩토리학과는 스마트공장 운영인력 배출이 목적이다. 김 교수는 또 도내 300개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충북뿌리산업협의회 부회장과 품질경영학회 충북지회장도 맡고 있다.

"품질경영은 제조업과 밀접한 분야입니다. 스마트공장이 추구하는 목표이자 가장 중요한 지표가 품질향상, 생산성 향상, 납기일 준수 이니까 저의 그간 활동들이 도움이 될 거예요. 사전밀착지원 전문가 활동을 통해 저는 산 지식을 배우고 있습니다."(김길동)

김 교수는 한국표준협회 '품질분임조 지도'를 맡아 2002년부터 매년 1~2개 업체에 대해 스마트팩토리 컨설팅도 하고 있다. 충주 새한㈜의 품질분임조를 지도해 지난달 전국대회에서 스마트팩토리분야 대통령상인 '금상' 수상을 안겨줬다. ISO9000/14000국제심사원, ISO27001정보보안경영시스템 국제심사원 자격이 있다.

진성옥 LS일렉트릭 (옛 LS산전) 청주공장 생산기술부장은 입사 35년차로, LS산전에서 스마트공장과 관련해 기획부터 전략 수립, 구축, 완성까지 몸소 이뤄냈다. 진 부장은 이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이제 충북지역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도입기업에 나누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한번에,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계적·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LS산전도 25년이 걸렸으니까요."(진성옥)

진 부장은 저서로 '중소기업 스마트팩토리 구축 방법론'1·2 등 2권이 있고 학회지 등재(KCI) 논문에 스마트팩토리 관련 논문 4편이 있다. 석사·박사학위 논문 모두 스마트팩토리 구축 연구를 주제로 썼다.

이외에 나관식 서원대 경영정보학과 교수는 SCI급 국제저널 논문을 다수 발표한 실력가다. 구홍서 청주대 교수는 현대전자산업㈜(현 SK하이닉스) 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위촉연구원 등의 경력이 있는 반도체전문가다. 이상호 충북대 소프트웨어학과 명예교수는 중소기업정보화경영체계 표준화 연구, 스마트공장 컨설팅 경험이 풍부하다.
 

"하루빨리 구축·지속적 투자 해라"

충북 사전밀착지원 전문가들이 충북테크노파크에서 스마트공장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충북테크노파크 제공
충북 사전밀착지원 전문가들이 충북테크노파크에서 스마트공장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 충북테크노파크 제공

스마트공장의 미래에 대해선 밝게 내다봤다. 지난해 신규 도입기업의 70~80%가 고도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고 제시했다. 특히 충북은 제조업 비중이 높아 유리한 여건이라고 진단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코로나19시대에 스마트공장이 더 빛을 볼 거예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이죠. 4~5년 뒤에는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기업과 도입하지 않은 기업간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질 겁니다."(김길동)

"스마트공장은 제조업이면 모든 업종이 유리합니다. 생산라인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서 거기서 나오는 데이터로 생산현장을 개선하니까요. 앞으로는 스마트공장이 더 늘어날 거예요."(진성옥)

진 부장은 스마트공장 구축은 기업성장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생산자동화·운영시스템·자원관리시스템·제품개발·공급사슬관리 등 5개 영역이 두루 성장한다고, 하루 빨리 도입하라고 조언했다.

"상담때 꼭 하는 얘기가 '구축 목적이 명확해야 한다, 단계적으로 매년 추진해야 한다, 단계적 마스터플랜이 있어야 한다. CEO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예요. 스마트공장은 한번 구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기업이 생존하는동안 계속 구축해야 해요."(진성옥)

도내 성공 구축 사례로는 청주의 자동차용 플라스틱 사출품 제조업체인 ㈜ATS를 꼽았다. ㈜ATS는 김길동 교수가 시범공장을 추천한 기업으로 충북 시범공장 3곳중 하나로 선정됐다.

맞춤형 솔루션·제조업 혁신 일조

진 부장은 이 제도의 장점으로 '현장맞춤형 지원'을 꼽았다. 그래서 지원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기업에 방문해보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눈에 보여요. 이 회사는 이런 방향으로 가면 좋겠다는 맞춤형 솔루션이 나오죠. 정부지원정책도 모르는 기업도 많거든요."(진성옥)

김 교수는 이 활동을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에 큰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중소 제조업의 경영개선에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사전밀착지원 전문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아요. 스마트팩토리가 제조업 현장의 일부분을 개선하는 게 아니라 기업 전체를 개선하는 '경영' 개념이거든요. 사전밀착지원전문가는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해요."(김길동)
 

기업방문횟수 확대·인력보강 필요

공식적 미션은 1회 1일 3~4시간 현장 지도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2~3회 더 기업을 찾아간단다. 현장을 더 많이 봐야 컨설팅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기업방문 횟수를 최소 3회 이상으로 늘리고 하드웨어전문가와 소프트웨어전문가가 한 팀을 이뤄 투입되는 방식을 사전밀착지원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제안한다.

"경기도나 경남은 전문가가 2~3일(회) 기업을 방문하는데 충북은 1일(회)이에요. 여러번 현장을 봐야 성과가 나오고 기업에도 실질적 도움이 됩니다."(김길동)

"중소기업에게도 전문가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어요."(진성옥)

진 부장은 영세한 중소기업에 대해선 스마트공장 구축 이후 추가적으로 유지보수인력 지원 필요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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