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인생 앞에 놓고 온 돌조각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청주시 미원에서 출생한 이대성(60) 수필가가 그의 첫 책인 사진이 있는 수필집 '마흔네 개의 돌(바른북스)'을 출간했다.

이 수필가는 목회하는 아버지를 따라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경기도와 충청남도 등 여덟 곳을 떠돌아다녔다.

억압받는 소년과 청년에서, 큰길 위 다른 이들과 경쟁하며 달려왔던 중년과 장년을 너머, 이제는 노년을 얼마 앞둔 60년의 삶.

그의 수필에는 자연과 여행에 대한 수필이 많다. 큰길이 아닌 숨어있는 작고 다양한 아름다운 길들을 발견하게 해준 것이 자연과 여행이기 때문이다. 그는 오히려 큰 길이 아닌 작은 길에서 작가는 자신의 잃어버린 꿈과 낭만을 다시 찾아 소위 '먹고 사는 문제'에 얽매여 살던 한국 장년의 사내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안겨줬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수필집은 둘레길을 걸으며, 나의 인사, 자판 두드리는 소리, 요리하는 남자, 마지막 여행 등 총 5부로 44편의 글을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엮었다.

가족과의 생활, 사회생활의 경험, 여행하면서 느꼈던 감정,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적 이슈 등을 느낀 대로 자유롭게 서술했다. 이를 위해 60년의 세월이 필요했다고 그는 말한다.

첫 수필집 마흔 네개의 돌을 출간한 이대성 수필가./ 이지효
첫 수필집 마흔 네개의 돌을 출간한 이대성 수필가./ 이지효

시인이자 공연예술가로 활동하는 그의 막내동생 이철성씨는 60에 처음 책을 내놓은 형을 위해 발문을 직접 써주기도 했다.

"60년의 강물에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쌓아 올린 44개의 돌, 44개의 수필. 어느새 강물 이편과 저편을 잇는 징검다리가 됐다. 강물은 유유히 흐르다가 돌들 사이에서 여울지며 들릴 듯 말 듯, 노래인 듯 이야기인 듯 많은 말들을 하고 간다. 큰 길이 아닌 작은 길에서 주운 44개의 돌이 그냥 허망하게 잊힐지도 몰랐던 과거와 현재를 잇고, 또 미래로 이어질 것이다. 이편의 사람들과 저편의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줄 것이다."

형을 위한 동생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 수필가는 "글을 쓰려고 하면 마음대로 되지를 않는다. 머릿속에는 뭔가 있는데 막상 펜을 들면 손이 따라가지를 않는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글을 써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글을 쓰다 보면 마음속을 짓누르는 그 무엇인가가 나를 우울하게도 하고 때론 슬프게도 한다. 하지만 막상 글을 다 쓰고 탈고를 끝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힐링이 된다"고 회고했다.

그는 "수필은 우리의 삶을 의미화하는 문학이고 삶의 철학이라고 한다. 아직 미완의 여정이고 미완의 글이지만 두려운 마음으로 이 글을 내놓는다"며 "책이 나오기까지 가까이에서 함께한 아내와 막내동생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으로 마흔 다섯개의 돌을 위해 하나의 돌을 차근 차근 쌓아나가고 싶다는 이 수필가. 그가 쌓아 놓은 징검다리 돌 하나에 올라서서 강물을 내려다보면 돌 하나하나가 모두 햇살에 반짝 빛날 것이다.

그는 충북대학교 경제학과와 고려대학교대학원 사회복지학과, 남서울대학교대학원 한국어학과에서 공부했다.

2015년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몇 개의 신문에 그 시기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칼럼들을 기고해왔고, '한국기독공보' 4인4색 코너의 필진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 문학세계문인회, 충북수필문학회, 청주문인협회, 우암수필문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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