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명리에 이어 풍수에 대해 논해 보겠습니다. 퍼뜩 떠오르는 것이 무덤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 자손이 발복하여 고관대작이 나오고 재벌이 되며 대통령도 된다, 이런 생각이 드실겁니다. 학문으로 보면 풍수는 장풍득수의 준 말입니다. 즉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다는 내용인데요, 양택과 음택풍수로 나눕니다. 살아 있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양택이요, 죽은 자가 들어가는 자리를 음택풍수라 합니다.

무덤자리 좋게 쓴다는 것은 음택풍수의 신봉자들이죠. 국립묘지 터를 자리잡은 손석우씨가 국사로서 이름을 날렸습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이었는데, 결국은 박대통령과 육여사 무덤자리까지 봐준 양반이었죠. 이후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까지도 가능한 일이면 다한다는 일념으로 부친의 묘까지 이장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음택풍수 사상을 우리네 의식에서 받아들였다는 사례입니다.

기를 전공한 필자로서 양택 풍수는 아무리 받아들여도 손해 볼 것 없지만, 무덤이 후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은 신중하라는 입장입니다. 한번 이치를 논해 보겠습니다.

'하늘기운이 땅을 만들고 두 기운이 사람을 만들어 사람 안에는 천지가 다 있으므로 이 하늘기운을 바람이라고 한다. 땅의 기운은 그 정화가 물로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물의 기운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풍과 수는 존재의 근원이다. 하늘기운은 가둬서 온화하게 하고 물의 기운은 뭉치게 하여 형체를 만들어 내니, 장풍득수의 기초이론이다.

바람과 물은 존재의 근원과 분리되어 있는 것이 아니므로 언제나 상호간에 영향을 미친다. 물질계의 영역은 풍수의 영향으로 직접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비 물질계의 영역은 에너지화 하는데 많은 공력이 필요하다. 즉 시간이 소요된다. 하늘땅의 에너지도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천지의 기운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질이 바뀌는데, 땅의 기운이 죽은자의 기에 반응하여 후손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음택 풍수는 아무리 뛰어난 지관이라 하여도 믿지 마시라.'

제 주장입니다. 저는 명당과 혈자리를 누구보다 잘 봅니다. 온 몸이 반응하거든요. 특히 하늘기운과 땅기운이 합해 지는 곳에 가면 정수리의 백회혈이 찌잉 하고 울립니다. 잘못 쓴 무덤자리에 가보면 몸안의 기운이 반응하여 영적 에너지가 울부짖는 느낌도 두어차례 경험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후손이 그로 인해 횡액을 당한다거나 불행해진 경험은 없었습니다. 단지 외부 에너지가 망자에게 안식을 주지 못해 흔들린다는 느낌만 있을 뿐, 풍수가들의 주장대로 집안 망친다는 표현은 과한 것입니다.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김종업 기(氣)박사·한국정신과학학회 상임이사

호사가들이 하는 이병철이 무덤 잘 써 삼성이 저리 되었다는 말이나, 박정희 선산에서 대통령이 나왔다는 말들은 항상 결과론적 분석입니다. 전주김씨 시조묘를 보고 김일성 죽음을 예언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그냥 재미로만 들으십시오, 법칙이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내가 그 믿음을 어느정도 가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왜냐, 내가 그 선택의 권능을 가진 하늘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선무당 사람잡고 반풍수 집안 망친다, 내가 믿음의 형태를 행동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