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우리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 괴물'(?)과 싸워 온 지 1년이 됐다. 올해도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가 어김없이 다가온다. 올 크리스마스는 너무도 우울하고 쓸쓸하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오래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한되는 일상으로 인해 개인적인 라이프 스타일에도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돼 대부분의 가족이 평일에도 함께 있는 낯선 일상을 경험하고 있다. 경제는 어렵고 실업자가 늘어나는 등 그 파장이 전방위적으로 미치고 있다. 사람들은 여행과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21세기 들어와서 처음 경험하는 '바이러스 팬데믹'에 모두가 당황하고 불안한 마음이다.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천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갈수록 가파르게 상승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국민은 백신도 없이 병상마저 부족한 상태에서 이 겨울을 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부는 그동안 '외국의 사례에 비해 우리의 감염이 적다'는 식의 K-방역 홍보에만 안주해 있었다. 이에 따라 의료진 수급도, 병상 마련도, 백신 구매도 모두 준비하지 못했다. 백신투입도 내년 하반기로 넘어갈 소지가 다분하다. 세계 각국이 백신 확보 사투를 벌이는데 반해 우리만 '천천히 방역, 자화자찬 방역'만 고집 한다. 백신 확보가 왜 이리 늦어졌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백신 보급에 따른 정부의 신뢰는 이미 무너진 상태다. 이에 충북의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대응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이종배 의원(충주)은 지난 1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어제(13일) 10개월 만에 코로나19 중대본회의를 주재한 대통령의 상황인식은 역시나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지금은 절체절명의 상황임에도 아무런 대안도 없이 국민의 허리띠만 졸라매려는 대통령의 행태에서 희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백신 확보 현황은 참으로 초라한 수준"이라고 언급하고 "현재까지 구매계약 완료한 백신은 1개 종류, 1천만명분이 전부인데 이마저도 미국, 영국 등이 구매한 백신에 비해서 유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고령자에 대한 임상부족 등 안전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불안전 백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실질 대책보다는 여론전으로 국민을 호도하는 데만 몰두하는 정부의 접근법을 180도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종식의 길은 요원하기만 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백신을 내년 2~3월부터 순차 도입할 예정이다. 접종은 내년 2분기 이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접종에 돌입한 영국·미국·캐나다와 비교하면 5개월 이상 격차가 나는 셈이다.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돼 기대했던 집단면역 효과를 거둔다면 그만큼 빨리 코로나 이전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백신 보급 속도가 경제 정상화의 시기를 좌우하게 된다는 뜻이다. 이 점에서 정부의 백신 관련 대응이 더욱 우려된다.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기다림은 만족을 모르는 인간의 생존 본능'이라지만 그간의 기다림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우리는 단지 마스크를 벗고, 친구와 얼굴을 마주 보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나눌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삶의 길이 막막한 분들의 고통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내년에는 반드시 코로나19가 가져온 공포·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져야 할 것이다. 정부가 마련한 방역신대책을 차질없이 진행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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