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자 안전] 봉진균 대우건설 안전보건팀장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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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10월 8일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입국하던 터키인이 세관지역에서 심장마비 증세를 보였으나 응급처치가 늦어져 사망하는 일이 벌어져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인천공항은 유동인구가 하루 약 15만여 명이나 되는 다중이용시설이었음에도 자동심장충격기(AED·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가 지하 1층에 위치한 의료센터에 단 1대만 있을 뿐이었다.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심폐소생술(CPR)과 자동심장충격기(AED)에 대한 응급처치가 시행되지 못하고 터키인은 인천의 한 병원에서 허망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의사,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들만 사용할 수 있었던 자동심장충격기가 이 사고를 계기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공항, 터미널은 물론 공공보건의료기관, 구급차, 5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유동인구가 많은 다중이용시설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에 의무적으로 자동심장충격기를 설치하고, 일반인도 사용할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됐다.

심장마비 환자에게 관찰되는 부정맥 중 심실세동이 가장 흔히 관찰되는데, 심장마비 후 신경학적 손상 없이 생존한 환자의 90% 이상이 심실빈맥 또는 심실세동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실세동이란 여러 가지 원인들로 인하여 심장이 매우 빠르고 불규칙하게 수축함으로써 실제적인 심박출량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심실세동 환자의 생존은 심장마비 초기에 시행된 제세동의 성공여부에 따라 결정되는데 자동심장충격기는 심실세동을 자동 분석하여 제세동을 시행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이다.

제세동의 성공 가능성은 심실세동이 발생한 후 시간이 경과될수록 분당 7~10%씩 감소하기 때문에 심실세동에 의한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은 목격자에 의해 얼마나 빨리 제세동 처치가 시행되느냐, 즉 얼마나 빨리 자동심장충격기를 환자에게 사용하느냐에 의해 결정된다.

◇자동심장충격기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심폐소생술 시행 중 자동심장충격기가 도착하면 가장 먼저 전원을 켠다.

▷안내 멘트에 따라 두 개의 패드를 환자의 가슴에 부착한다.

▷자동심장충격기가 자동으로 심장 리듬을 분석한다.

▷심장충격(제세동)이 필요하면 자동심장충격기가 자동으로 충전을 하고, 충전이 완료되면 안내 멘트에 따라 충격버튼을 누른다.

▷심장 리듬을 분석할 때나 심장충격을 할 때는 환자의 몸에서 떨어진다.

▷다음 심장 리듬 분석할 때까지 즉시 심폐소생술을 다시 시행한다. (이상 계속 반복)

봉진균 대우건설 안전보건팀장
봉진균 대우건설 안전보건팀장

요즘은 눈에 보이는 많은 곳에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있다. 자전거를 타본 사람들은 한참을 안타다가 오랜 만에 타더라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듯이 자동심장충격기도 한번만 사용해보면 응급상황 발생시 두려움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도 설치돼 있고, 여러분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의무적으로 설치되어 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한 번씩만이라도 직접 사용해보자. 그 한 번의 작은 경험이 여러분이 생각지 못한 응급상황에서 가족 또는 주변의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큰 힘으로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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