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내년부터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시행된다고 한다. 필자가 기업진흥원이란 조직에 몸담은지 2년이 되었다. 진흥원이 기업지원사업 쇼핑에 특화된 백화점처럼 기업에 도움을 주는 일은 무엇이든 하는 조직이라는 생각이 굳어졌었다. 진흥원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구분해서 기업지원을 하고 있다.

하나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기업지원업무다. 창업, 성장, 안정, 쇄신을 도와주는 생애주기별 지원이 그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일자리지원이다.

기업애로조사를 해보면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자금이고, 두 번째는 인력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순위는 거의 바뀌지 않고 반복된다.

진흥원에 몸담고 기업지원 업무는 이해하기 편한 면이 없지 않았다. 늘 해오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고 만나던 기업대표님과도 공유하는 생각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자리지원 업무는 생각보다 현실이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자리지원업무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업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 이유는 지원대상의 눈높이 차이 때문이다. 일자리지원업무는 수익자의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우선은 사람을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다른 하나는 직업을 구하고자 하는 구직자의 측면에서 이다. 서로 이해관계가 부합하는 경우도 있고, 상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 이 업무의 어려운 점이 되겠다. 조금 더 편한 일에 복리후생이 좋고 급여도 많이 주는 곳을 선호하는 것이 구직자인데 반해 채용하려는 입장에서는 구직자의 그 모든 선호를 만족시켜주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자리지원업무는 필수불가결한 업무이기에 전국에 일자리지원센터가 광역지차제와 기초지자체 모두에 하나씩 설치되어 있다. 충북도 마찬가지로 11개 시군별로 일자리지원센터가 설치되어 일자리 알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일자리지원업무를 살펴본 중에서 궁극적으로 취업알선의 가장 바람직한 제도는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라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일자리센터는 워크넷(worknet)에 등록된 구직자와 구인기업의 연결이라는 일차원적인 지원에 그쳤는데 반해 취성패의 경우는 직업을 구하는 사람에 대해 기초 상담을 통해 그 사람이 가진 역량을 분석하고 적성을 분석해서 맞는 업종을 추천하기도 하고, 취업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여러 가지 취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해서 취업역량을 갖추게끔 한다. 더불어 취업준비가 된 사람에 대해서는 취업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취업정보, 동행면접 등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도로 운영되어 왔다.

고용노동부의 대표적인 취업지원제도로 자리매김한 제도이며 그 중요성과 시행성과를 인정하기에 민간위탁 기관을 매년 선정하고 더 많은 구직자들이 취업에 골인할 수 있도록 해서 기업의 구인난 해소에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제도가 내년부터는 '한국형 실업부조'라는 명제를 가지고 '국민취업지원제도'로 확대 개편된다고 한다.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개략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기존의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제도를 합쳐서 취업지원서비스와 취약계층에 대한 생계지원을 동시에 시행하도록 했다. 구직자를 두 가지 유형, 즉 Ⅰ유형은 저소득층으로 저소득 구직자, 청년실업자, 경력단절여성, 중장년층 등 취업취약계층이 해당되며, Ⅱ유형은 첫 번째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구직자로 이해하면 쉽다.

취업지원서비스는 맞춤형 취업상담, 일경험, 직업훈련, 창업지원, 심리상담, 금융지원, 육아지원 등 복지연계 서비스까지를 포함하여 기존의 취성패 서비스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생계지원은 구직촉진수당과 취업활동 비용지원 서비스로 구성되어 있다.

Ⅰ유형에 해당되는 구직자는 취업지원서비스와 구직촉진수당(매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을 받을 수 있고, Ⅱ유형의 경우는 원칙적으로 취업지원서비스만 받을 수 있다고 이해하면 좋겠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교했을 때 취업률이 16.6% 높아지고, 근로기간은 1.1개월 증가하며, 고용보험 일자리는 21.2%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뿐 아니라 충북에도 코로나의 확산세가 무서울 정도다. 12월 중 발생한 확진자가 발생초기부터 집계한 누적인원 수보다 훨씬 많다. 코로나는 생각지도 못했던 여러 가지 부수적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생존이 위협받는 직접적 문제 뿐 아니라 코로나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청년들의 취업기회 감소까지. 이렇게 가뜩이나 고단한 청년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생계를 위해 가게를 운영하던 분들도 폐업을 고려하고 취업시장에 뛰어든다고 한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공기나 물처럼 우리가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자연스런 일상이 얼마나 고마운 것이었나 새삼 깨닫게 해준다. 새롭게 시행되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직업을 찾는 청년과 중장년층에게 정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로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취약계층과 구직자들에게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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