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환경]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교사 남윤희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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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노래, 방송 등 많은 곳에서 고기 반찬은 맛있는 반찬, 건강한 반찬이라는 공식에 노출돼 있다. 밥을 안 먹을 때면 엄마의 유혹도 고기 반찬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고기 반찬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이런 익숙함인 것 같다. 오늘은 고기를 먹지 말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고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함께 학습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먹는 고기 반찬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망친다면 지금처럼 열심히 고기를 먹일 수 있을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발표한 '2020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에서는 기상이변, 자연재해 등 환경 이슈들이 상위권을 차지해 기후변화가 장기적으로 위험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고,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1.5도 특별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전 지구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세계적인 두 가지 보고서는 공통적으로 기후위기의 위험을 알리고 있다. 우리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팬데믹보다 더한 어려움에 우리 아이들이 놓여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무엇을 노력해야 할까? 영국 옥스퍼드 연구팀이 만든 통계 사이트 '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산업, 운송 등의 에너지 사용으로 73%, 식량과 관련해 약 26%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화석연료를 덜 사용하고, 소비를 덜 하는 등 에너지 소비 저감 및 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를 줄인다면 많은 에너지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쉬운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경제가 위축되고 성장의 패러다임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최근 채식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채식은 육식보다 손쉽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식량 관련 배출량의 31%가 축산어업(동물 사료 생산 포함), 24%가 토지이용량(숲의 목초지 전환, 화전 등), 18%가 식품 유통(냉장, 쓰레기 등)에서 배출되고 있어 많은 온실가스가 육식에서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채식을 한다는 것은 기후위기를 줄이는 구체적인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채식은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고기 반찬은 다른 동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살아있을 적에 돼지, 소, 닭이라 불리던 동물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대부분 공장식 축산을 거쳐 생활한다. 이들의 스트레스가 높고 질병에 취약하기 때문에 많은 항생제가 투여되고 이런 생명들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교육청은 채식 선택 급식을 추진하고, 경남교육청은 채식 급식 확대 공론화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울산교육청, 전북교육청도 채식 연수 운영, 채식의 날 시범학교 운영 등 기후위기 실천 방안을 채식과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이제 우리도 건강한 지구를 위해 채식에 대한 관심과 익숙한 노출이 필요하다.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교사 남윤희
충북도자연과학교육원 교사 남윤희

아이들의 건강을 챙긴다면서, 아이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면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모든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한끼라도 고기 반찬을 탈출해보면 어떨까? 고기 반찬과 채소 반찬이 동등하게 인식되도록 가정에서부터 교육해 보면 어떨까? 채소에 대한 교육은 고기라는 대명사로 불리고 있는 생명을 살리고,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지키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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