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새해가 왔습니다. 올해는 코로나 19가 사라지길 간절히 기원하면서 시작합니다. 신축년 흰 소의 해라고 하는데 우리 실생활에서 소는 아주 가까운 동물입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소보다는 대부분 정육코너에서 만나지만 오래전부터 다양한 용도로 사람과 가까이 살았습니다. 

소는 소과(科), 소속(屬)에 속하는 초식동물로 보통 사람이 기르는 가축을 이야기합니다. 소는 개 다음으로 일찍부터 가축화가 되었는데 약 기원전 7천년부터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일대에서 사육되어 전 세계에 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가 전해진 경로에 대해 다양한 설들이 있긴 하지만 농경용으로 2천년 이전부터 사육되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소를 신성시 여겨 제사 때 바치는 재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행사가 선농제로 제가 끝나면 소고기를 삶아 탕으로 먹었다고 해서 설렁탕의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소는 지금 가장 주목받는 백신의 원조이기도 합니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심각한 사회적 폐해를 말할때 '호환마마보다 무섭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여기서 마마는 천연두를 이야기합니다. 이 천연두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1790년에 영국 의사인 에드워드 제너는 소 젖을 짜는 여인들이 우두를 겪고 나면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우두 상처에서 뽑은 물질을 접종해 천연두에 면역이 생기는 우두법을 발표합니다. 이 물질을 라틴어로 암소를 뜻하는 Vacca를 차용해서 사용하다가 루이 파스퇴르에 의해 백신(vaccine)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흰 소의 해라서 우리나라에도 흰 소가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우리나라 소에 대한 기록은 1399년 신편집성마의방우의방이라는 수의학서에 나옵니다. 칡소, 흑우, 백우, 청우, 황우 다양한 한우가 존재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토종 한우들은 사라지고 황색 한우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그럼 흰 소는 살고 있을까요. 자료에 의하면 2009년 백우가 정읍과 대전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수입 소가 아닌 우리나라 황색 소가 변이가 생긴 것으로 밝혀지면서 지금은 가축유전자센터에서 흰 소를 보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 최근에 소의 가치와 관련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소 팔아서 대학 등록금을 내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1978년 소 한 마리의 값은 58만 원으로 당시 연간 국립대학 등록금이 대략 10만 원 선이었다고 하니 4년 등록금으로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평균 등록금이 670만 원이고 소 거래가격이 600만 원 정도 된다니 한 해 등록금도 내기 힘듭니다. 또한 우리나라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이 1970년대에는 1.2㎏ 정도였는데 현재는 13㎏ 정도로 13배가 늘었습니다.

소고기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소 사육도 증가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소를 대규모로 사육하는 양이 늘었습니다. 사육이 늘어나면서 환경적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박현수 ㈔충북생물다양성보전협회

반추동물인 소는 먹이를 되새김질하면서 메탄가스를 발생시키는데 이 메탄가스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이산화탄소의 20배 정도가 됩니다. 소 두 마리가 한 해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차 한 대와 비슷합니다. 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의 1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환경운동가들은 소고기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소의 해 소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건강하고 환경적으로 길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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