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이 직면하고 있는 국가적 문제는 그 하나하나 간단한 것이 없다. 저출산·고령화는 오래된 숙제이고 이를 방치한 사이에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 우리의 미래를 좀먹고 있는 이들 문제는 지금도 그 중압감이 크지만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은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들을 관통하는 지방소멸을 통해 국가적 난제들을 풀어낼 단초를 찾을 수 있다.

충청권을 비롯한 비수도권이 오래전부터 한목소리로 요구해온 국가균형발전은 지방소멸 극복의 다른 이름이다. 수도권 일극화와 초과밀화로 인한 부작용과 폐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면 지방은 벌써부터 인구감소와 저성장의 파고에 맥을 못추고 있다. 최근 공동체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주변 광역지자체간의 초광역도시(메가시티) 논의가 부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규모를 갖추자는 얘기다. 충청권도 예외가 아니다. 더구나 행정수도 세종시 완성이라는 공동 과제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가균형발전에서 충청권이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행정처럼 수도권에 집중된 것들을 나누기에 가장 유리한 곳이다. 전국 곳곳에 고루 나눠질수 있다면 더 바람직하겠지만 가야할 길이 너무 멀고 걸림돌이 너무 많다. 하지만 충청권이 균형발전 최일선에 서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적인 정리가 필요하다. 충청권이란 이름만으로 묶기에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지역간 이해관계는 더 복잡하다. 세종을 앞세워 나갈 수는 있지만 과실을 나누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이제 이를 다룰 때가 됐다.

메가시티 논의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고 있는 지금 충청권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먼저 모색해야 한다. 그 기반을 닦고 방향을 잡아 길을 열어야 한다. 행정수도 완성은 그 과정 못지않게 그 결실도 충청권 전체의 몫이어야 한다. 가장 먼저 큰 틀에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전파시켜야 한다. 이미 삼국시대 그 경계가 무너진 백제문화권으로는 부족함이 넘친다. 비수도권이란 생존의 문제로 역사적 공동체 인식을 확장시켜야 한다. 충남 북부과 충북 북부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인식의 발로가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충청권 상생발전의 첫걸음은 공통의제 발굴이어야 한다. 메가시티 실현을 위한 광역교통망 구축은 그래서 더 필요하다. 이를 시작으로 경제통합을, 그 다음엔 행정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지역별 특성을 놓치면 안된다. 지리적, 산업적 특성이 반영된 특화가 뒤따라야 한다. 큰 틀 다음에는 작은 틀에서의 균형이 이어져야 한다. 행정수도 세종의 그림이 다 그려지면 주변으로 나뉘어져야 한다. 충청권 곳곳으로의 특성별 분산이 그것이다. 충청권 상생발전의 핵심이 바로 통합과 특화인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