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김창식 충북과학고 수석교사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격리가 시행되고, 외출과 외식이 제한되고, 재택근무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가족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우리 조상은 가족이 둘러앉은 밥상에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덕목을 가르쳤다. 밥상머리는 예절이 살아 숨쉬는, 용서하고 격려하며 화해하는, 삶의 철학이 대물림되는 자리였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 예절, 언행을 처음 배우는 곳이 가정이며, 특히 밥상머리다. 버릇없는 행위를 보면 가정교육이 잘못됐다고 말해왔다.

요즘 일부 부모는 생각이 다름을 종종 목격한다. 밥상에서 귀한 자녀를 왜 나무라느냐. 밥상머리 교육이 고루하고 보수적이라며 노골적으로 거부한다. 자녀의 기를 살려준다며 그릇된 행동과 언행을 훈계하거나 바로잡지 않는다. 식당에서 큰소리로 뛰어다녀도 방관하며, 어른이 한마디 하면 싫어하고 심지어 말다툼이 일어난다. 세상이 변했으니 밥상머리의 고루한 관습이 없어져야 한다며, 옛것을 신세대 아이들에게 따르라 함은 관습에 의한 폭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녀의 미래가 걱정되기는 하니, 학교에서 교육의 모든 것을 책임져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창식 충북과학고등학교 수석교사
김창식 충북과학고등학교 수석교사

옛것을 모두 따르라는 의미는 아니다. 먼저 먹지 않고 기다려 함께 식사한다거나, 식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거나, 식사 중에 언짢은 언행을 하지 않는다거나, 식사에 대한 감사의 표시는 어느 나라에나 있는 예절이다. 다만 밥상머리에서 대화 없이 조용히 밥을 먹어야 한다는 관습은 고쳐져야 한다.

코로나 19로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화를 늘려 이해와 포용과 공감의 시간을 갖는 것은 어떨까. 사회생활의 덕목을 배우는 밥상머리 교육, 세상이 변할수록 현실에 맞게 적용하면서 실천되어야 한다. 사회가 변했다고 인성과 예절의 기본 덕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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