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이태동

엄마는 평소 강박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아이를 학교와 도서관, 학원으로 돌린다. 자신의 스케줄에 의해 움직이게 한다. 그러다가 갑자기 자신의 집에 손님이 방문하면 너그러운 행동을 보인다. 자신의 초등생 아들에게 "남자는 밖에 나가서 힘껏 뛰어 놀아야지"하고 뜻밖의 권유를 한다.

어른들 대화에 혹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손님이 간 후 엄마는 바로 아이에게 준 시간이 왠지 아깝게 느껴지고 스마트폰 만지작거리는 아이 모습에 후회스러움이 앞선다. 이중적 사고(思考)의 모순이다. 모범적인 시간 관리자이길 자처하는 엄마는 "사람은 말이지, 시간을 아껴 열심히 공부해야 돼, 공부하지 않으면 아빠처럼 돼. 수입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라고 말한다. 은연 중 아이는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 사실, 엄마는 농담을 했을 뿐인데, 아이는 혼란스러워진다. 그럼, 놀 시간과 공부할 시간의 균형적인 지점은 어디일까? 자동차, 비행기, 선박은 운행 중 진동이나 충격이 가해질 때 이를 감소시키는 스태빌라이저(stabilizer)가 있다. 각각의 축(軸)에서 안정제 역할을 하며 흔들림을 줄여 준다. 인간도 상황 변화에 따른 관용이나 일관된 태도, 행동이 그것이다. 점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자녀에게 선택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다.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이태동
음성 용천초 수석교사 이태동

가끔 주변에서 '대박'이라는 표현을 쓴다. 최상위 평가이면서 혹은 감탄사로 긍정과 부정을 다 쓰는 다행스러운 단어이기도 하다. 대박(大舶)의 사전적 의미는 큰 배란 뜻이라고 한다. 큰 배가 입항하니 당연히 만선이겠지. 요즘 등교 개학이란 말로 들썩인다. 쌍방향으로 수업도 한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아이들은 혹시 화면 뒤로 숨지나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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