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축하가 없다' 양재동 화훼공판장 상인이 인터뷰하며 한 말이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다면 밤을 새서 일해야 할 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북적이는 꽃시장이었던 이곳이 주문도 사라지고 손님들도 한산하기만 하다고 말하며 울상이다. 1년 전만해도 이 때쯤이면 졸업 축하 꽃다발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던 양재동 꽃시장이 한산하다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 대부분이 코로나로 고초를 겪고 있지만 화훼농가의 판로는 침체될 대로 침체되어 있다. 국내 판매는 물론이려니와 수출도 급감했다. 국화는 국내 판매와 수출이 반 토막 났고 가격 또한 절반으로 하락한 경우도 있으며 다른 품종들도 보통은 30~40% 정도로 떨어졌다고 한다. 결국 매출이 반의 반 토막이 난 꼴이고 올 겨울에는 한파로 난방비가 늘며 유지비용이 늘어났으니 화훼농가의 시름이 오죽하겠는가.

충남도는 화훼류 소비 촉진 대책을 마련하고 추진한다고 한다. 도청은 '원-테이블 원-플라워'를 실시하고 생일을 맞은 직원들에게는 꽃바구니를 선물하는 등을 추진한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해서 얼마나 전체 화훼농가에 도움이 되겠는가마는 그래도 이를 계기로 꽃의 소비가 늘기를 바랄 뿐이다. 충북의 대표적인 화훼산업 지역인 진천의 화훼농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오래전에 진천의 화훼는 '수출효자종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코로나19 감염증의 확산과 장기화로 많은 사람들이 우울함과 답답함을 느끼고 도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지금과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행해지며 운동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니 사회 전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더군다나 매일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긴급재난문자'와 코로나 관련 뉴스들은 주위의 작은 기침과 재채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고 자신이 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감염된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웃고 떠들며 축하하게 되는 졸업식과 같은 축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거나 그 마저도 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보니 더욱 굳은 얼굴로 지내게 되는 것 같다.

이러한 때에 축하받아야 할 졸업생들이 화사한 꽃다발 한 묶음이라도 받아들게 된다면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또한 생일이나 기념될만한 일이 있는 친지와 지인들에게 한 묶음의 꽃다발을 전할 수 있으며 그나마 주변에 웃음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이참에 정부에 제안한다. 우리 모두 '축하합시다' 캠페인을 벌여보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둠을 걷어내고 밝음으로 나가는 것이고 웃음이 사라진 직장과 사회에서 웃음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이다. 코로나를 이기고 경제를 활성화 시켜서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원하지만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진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는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데도 확진자 수가 좀처럼 감소하고 있지 않으니 화훼농가의 수출이 증가할 리 없다. 그러니, 우리라도 '축하합시다' 캠페인을 벌여서 축하를 하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많이 웃게 되고 화훼농가도 더불어 바빠지게 된다면 조금이나마 세상이 더욱 밝아지지 않을까.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우선 정부 기관의 수많은 테이블 위에 꽃바구니 하나씩을 올려놓도록 해보자. 그리고 주변에 졸업하거나 축하할 일이 있는 학생들이나 지인이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에게 꽃다발과 꽃바구니를 선물하자. 빨리해야 한다. 꽃은 살아있는 식물이라서 오래 견디질 못한다. 우리의 화훼농가도 그렇다. 그들의 얼굴에 웃음이 이어지고 우리 주변에서 꽃향기가 흘러 넘쳤으면 좋겠다.

코로나 상황에 웃을 일이 없다고 체념하지 말고 한 묶음의 꽃다발로 웃을 일을 만들어 보자. 우리 함께 우리 주변에 축하가 넘쳐나고 꽃향기가 널리 퍼지게 해야 한다. 정부가 먼저 나서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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