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재난을 맞아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피울수 있는 불씨가 던져졌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대표적인 이웃돕기 모금활동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경우 사랑의 온도탑이 끓어올랐다. 전국적인 현상이기도 했지만 충청권은 더 두드러졌다. 기간을 줄이고 목표액을 낮췄는데 거꾸로 모금 규모가 역대 최고에 이르렀다. 충북과 충남, 대전이 신기록을 세웠고 세종도 목표대비 120%를 달성하는 등 사랑의 온정이 빛을 발했다.

우리 국민들의 뜨거운 이웃사랑이 스스로를 놀라게 만든 것이지만 불과 얼마전까지 우려가 더 컸다. 자영업자들이 사지로 내몰리는 등 백척간두나 다름없는 시간이 계속되면서 얇아진 주머니에 마음마저 피폐해진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 실제 지난달 하순이 다되어서도 사랑의 온도가 30~40도 수준에 머물러 애를 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연말연시를 지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고액 후원자가 잇따르는 등 개인기부 역시 봇물을 이뤘다. 그 결과 역대급 '사랑의 온도'를 기록하게 됐다.

1년여의 팬데믹과 3차례의 국내 대유행 등 가공할 감염병으로 인한 심리적 경직에 경제적 한파가 겹쳤지만 사랑과 희망으로 이를 녹여낸 셈이다. 충남 153.8도, 충북 143도, 대전 125.5도 등 누구도 생각지 못한 결과를 얻은 것은 거꾸로 상황이 안좋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소상공인과 방역현장의 어려움이 알려지면서 기부 공감대가 확산된 덕분이라는 것이다. 어려울수록 더 어려운 이들을 챙기는 우리만의 정서가 만든 희망의 불씨라 할 수 있다. 환난상휼(患難相恤),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전통은 살아있었다.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손길은 다른 모습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주민들의 성금을 바탕으로 한 재난지원금도 그 중 하나다. 비록 금액이 부족해 지자체 예산을 더했지만 제천시에서 3천세대에 지급하기로 한 지원금은 정성만으로도 따뜻함이 전해진다. 기부가 아니더라도 일상속에서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도울 수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찾아 고마운 이들에게 줄 선물에 더 공을 들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영세상인이 몰려있는 전통시장과 농어민들은 코로나로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번 설은 지난번 추석에 이어 거리두기속에서 보내야만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시장의 설 선물이라면 찾아뵙지 못하는 아쉬움과 함께 어려운 이들을 생각하는 마음까지 담을 수 있다. 최근들어 전통시장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우리 농식품 등의 선물판매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동참하는 것만으로도 사랑의 온정을 나눌 수 있다. 연말연시 모금은 끝났어도 재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나눔의 기회는 계속된다. 코로나라는 위기속이라서 더 빛나는 사랑의 온정, 이를 더 밝히는 것도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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