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에서] 옥천여중 수석교사 박행화

코로나19는 국민이 뽑은 2020년 사건의 1위였고, 역사상 교육 현장에 큰 지각변동을 주었다. 오래도록 미래학자들이 제시해왔던 미래학습터 온라인 교육이 2020년에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코로나가 교육 혁신의 주역이다'라는 말이 웃지 못할 현실이 됐다.

코로나 정국은 나에게도 가장 역동적인 시간이었다. 되돌아보니 지난 1년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잃은 것만이 아니고 얻은 것도 많았던 한 해였다. 우린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새로운 교육 내용이 필요했기에 수시로 모였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서로의 모험을 지지하고 응원했다. '우리의 시작은 가능할까'하는 무모함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는 공동체의 협력으로 이뤄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온라인속에서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주고 싶다는 작은 고민에서 출발했다. 상황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온라인으로 가능한 프로그램을 구안했고, 동료 선생님의 새로운 시도가 자극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지금도 내 가슴에는 우리의 실천 속의 이야기가 살아 뛰고 있다.

옥천여중 수석교사 박행화
옥천여중 수석교사 박행화

온라인 상황 속에서도 수업 공개(전체 수업 4회, 학년별 수업 공개 3회 총 13명)가 이뤄졌고, 아이들의 온라인학습 피로도를 낮춰주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시인과의 대화, 온라인 합창제, 온라인 학생자치회, 마을기부, 응답하라 2020-보이는 라디오 등)을 펼쳐보였다. 학생이 제안한 e스포츠 페스티벌은 시스템 마련을 위해 학생과 교사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새로운 소통법을 느끼게 해주었던 현장이었다.

우리는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으며, 위기의 순간임에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 교육 주권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2020년 우리의 성장은 함께했기에 가능했고, 그 속에 내가 있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