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김영호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명예교수·전 지역신문발전위원장

유튜브(YouTube)란 당신, 너를 뜻하는 You와 과거 브라운관 시절의 텔레비전을 뜻했던 Tube(관)의 합성어이다. 즉 '당신의 TV' 또는 '너만을 위한 TV'라는 뜻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요즘에는 '당신이 만드는 TV', 즉 누구나 만들 수 있는 TV라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 유튜브는 2005년 첫 선을 보인 후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개시한 것은 2008년부터인데 불과 십수년만에 남녀노소, 지역, 계층에 구분 없이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매체로 자리 잡은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실제로 한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언론매체 신뢰도에서 유튜브가 기존의 신문과 방송을 제치고 12.4%로 2위를 기록하였는데,(시사인 2019년 9월17일자) 2017년 0.1%, 2018년 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그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거실이나 안방 한가운데 텔레비전을 모셔두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텔레비전을 보면서 채널 선택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던 세대들에게는 저마다 손바닥 위에 텔레비전을 얹어놓고 수천, 수만개의 채널 중 제 입맛에 맞는 것을 골라 볼 수 있는 세상으로 변한 것만으로도 격세지감을 느끼는데, 방송국 기자나 PD라고 하면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인 줄 알았더니 나도 방송을 만들고 출연하여 인기도 얻고 돈까지 벌 수 있다니 실로 경천동지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다보니 유튜브를 통해 한 해 수십억원을 벌어들인다는 어린이 유튜버나 할머니 유튜버의 등장이 새삼 놀라운 뉴스도 아니다.

이처럼 유튜브가 짧은 시간 사이에 중요 매체로 자리잡게 된 것은 다양한 내용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알고자 하는 욕구와 함께 알리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점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자기표현 과잉의 시대에 유튜브야말로 딱 들어맞는 수단이 아닐 수 없는데 거기에 상업적 요소까지 결합하게 되어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된 상황은 유튜브의 영향력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라고 생각된다.

유튜브는 금속활자와 텔레비전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등장에 뒤이은 가히 미디어의 제 5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그러나 모든 문명의 이기라고 하는 것들이 다 그렇듯이 유튜브 역시 긍정적 측면 못지않게 부정적 측면의 그늘 또한 짙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너도 나도 유튜브에 뛰어들다 보니 가짜뉴스의 온상으로 지목될 정도로 허위 정보나 주장으로 가득 차 있거나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의 유튜브들도 허다하며, 신문이나 방송 등 전통적인 언론들조차도 유튜브를 통해 기사나 프로그램을 내보내다보니 기성 언론과 유사 언론이 뒤섞여버려 이용자들의 입장에서는 검증된 내용과 그렇지 못한 내용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게 되어버렸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실제로 필자 주변에도 코로나 19나 정치, 종교 문제와 관련해 황당하거나 억지 주장을 하는 친구들이 있어 그 출처나 근거를 캐물어보면 당당하게 방송에서 봤다고 대답하는데, 그 방송이라는 것이 유튜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 심각성을 절감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일수록 한쪽으로 치우친 정보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스스로가 그런 내용의 유튜브만 찾아서 본다기보다는 유튜브 자체의 상업적 알고리즘으로 인해 특정 내용의 유튜브만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구독을 유도하게 만들어 '확증편향'에 빠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유튜브는 단순 재미형, 정보지식형, 주의주장형으로 나눌 수 있다. 낚시형 자극적 제목과 침소봉대형 과장된 표현은 거의 모든 유튜브 공통의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데, 이는 어느 유튜버라 하더라도 빼먹지 않고 날리는 '좋아요' 눌러달라는 멘트가 역설적으로 이를 입증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정보지식형 중에는 매우 유용한 유튜브들도 많은 반면 주의주장형 유튜브는 정치, 종교 등 특정 이념이나 집단, 인물들을 비난, 매도 또는 감싸고도는 일방적 주장들로 채워진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김영호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명예교수·전 지역신문발전위원장
김영호 우석대 미디어영상학과 명예교수·전 지역신문발전위원장

이처럼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해악이 큰 것들일수록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상업성과 결합하여 독버섯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명예훼손죄 이외에는 적절한 규제나 대처 방안이 없이 결국은 유튜브 이용자의 분별력과 제작자의 윤리의식에 내맡길 수밖에 없는 현실적 한계가 유튜브 시대의 명과 암을 가른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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