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중부매일 정봉길 기자〕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 말이 있다. 사람을 잘 뽑아서 적재적소에 배치해 능력을 잘 발휘하게 하면 일이 술술 풀린다는 말로 해석된다. 또 사람을 잘못 뽑으면 기존의 조직, 업무, 관계 등 모두가 틀어지고 복잡하게 돼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니 인사(人事)야 말로 인간사,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의 명언이라 할 수 있다.

제천시가 지난해 집중호우 피해와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든 지역에 설 명절을 기점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지난 15일 간부회의에서 시 주요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추진을 주문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동안 수해복구와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 방지에 총력을 다했던 제천시는, 지역 상권 회복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기 공사해제와 함께 주요 역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으로써 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을 방침이라고 한다.

그리고 지역 최대 현안사업인 예술의 전당 건립사업과 충북도 자치연수원 착공을 필두로 다양한 핵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좋은 이야기이고 당연히 가야할 방향이라는 것에는 13만여 제천시민 누구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은 사람이 하는 일이지 로봇이 대신 해주는 것도 아니거니와 일의 주체는 1천여 제천시청 공직자들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하지만 최근 제천시 인사 정책을 보자면, '원칙잃은 인사', '공직자 사기를 저하시키는 인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공직자들의 힘을 빼고 있다는 소리가 도처에서 들린다.

과연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제천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평창강물을 이용한 도심 친수 사업', '닥종이 인형 김영희 미술 전시관 건립 등을 통한 도심 관광 활성화', '130억이 투입되는 의림지뜰 녹색치유단지' 사업들이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 코로나19로부터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제천시 공무원들의 사투는 계속되고 있다. 끊임없이 진행되는 코로나19 검사 준비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또 누구보다 코로나19에 가장 노출된 이들이기에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항의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시민들의 삶을 지키는데 혼신을 다하고 있다. 공무원이라는 자긍심과 사명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정봉길 제천·단양주재 부국장

한비자의 '유로(喩老)' 편에 나오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라는 문구가 있다.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뜻이다. 원칙을 잃은 작은 인사(人事) 하나가 제천의 향후 100년을 좌지우지할지도 모를 커다란 사업을 한방에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의미일 터이다.

'희망을 향해 함께 달려가겠습니다'라며 제천시가 도심의 활력을 위해 내건 역동적 시정 운영 방침이 조그만 실수로 그릇되지 않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신축년 새해 이상천 제천시장의 달라진 인사 정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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