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절정에 달한 18일 청주시 흥덕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언 손을 온풍기로 녹이며 추위와 싸우고 있다. /김명년
선별진료소 의료진. /중부매일 DB

갈팡질팡하는 백신 소식에 코로나19에 대한 걱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새학년을 시작하는 일선 학교들의 상황이 불안한데다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중심으로 한 직장 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완연한 봄 기운에 계절적 확산 가능성은 크게 줄었지만 새로운 전파 양상이 엿보인다. 특히 전체 학생의 90% 이상이 등교에 나선 일선 초·중·고가 가장 염려된다. 원격수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문을 활짝 연 부담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 같아 근심이 앞선다.

일선 학교에서의 확진자 발생은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큰데 충청권에서는 충북이 가장 두드러진다. 며칠째 두자릿수를 이어간 주요인이기도 하다. 시·군별로도 청주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분포되는 모습이다. 더구나 학생을 연결고리로 접촉자 및 다른 가족에게 감염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다 보니 같은 날 도내 북·중·남부에서 고루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새학년 등교수업이 시작되자마자 발생이 잇따르고 있어 학부모들의 애간장이 탄다. 이제야 숨을 돌리는가 했는데 전면 등교가 물거품이 될 지 몰라서다.

그나마 학교에서의 집단감염이 없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판이다. 하지만 상황이 더 안좋은 수도권 등지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충북에서도 학생 감염이 계속되면서 학교·학원 등 접촉자에 대한 전수검사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학교는 새학년 등교수업을 시작하자마자 원격수업으로 전환하는 등 지금도 파장이 적지않다. 학생 감염이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가족을 매개로 한 전파 가능성이 높아서다. 가장 밀접한 상태로 생활하는 가정에서의 감염은 학교와 직장의 확산으로 이어진다.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확산은 진행형이다. 진천 등지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지역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의 생산활동이 중소기업 가동 등 일정 부분 지역경제의 버팀목이 되는 현실을 외면할 수도 없다. 결국 이들의 특성에 맞는 별도의 대책 마련과 시행이 있어야 한다. 불법체류자가 적지 않고, 주거환경이 열악한데다 당국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치가 쉽지 않다. 이같은 문제점은 이미 외국인 유학생의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확산 우려에도 등교수업을 강행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코로나와 함께 하는 환경에 얼마만큼 빨리, 잘 적응하느냐가 방역의 성과로 나타난다. 백신의 효과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지금의 처지에 맞는 조치와 시행이 중요하다. 학교 방역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된다. 10%도 안되는 학교 보건인력 충원으로는 방역을 기대할 수 없다. 재확산의 염려를 줄이려면 이런 것부터 해결돼야 한다. 철저한 준비가 더 나은 결과를 얻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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