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윤영한 부여·서천주재 국장

'술과 친구는 오래된 것이 좋고 집과 달력은 새것이 좋다'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 격언에서 친구는 오래 사귄 친구일수록 믿음과 우정이 두텁다는 것을 말한다.

필자는 초등학교 때 고향을 떠나, '듣는 대로 이해 할 수 있게 된다'라는 이순(耳順)이 되어서야 고향으로 돌아왔다. 꼬불꼬불 비포장의 길을 걸어 등교해서 진흙바닥의 교정에서 뛰놀던 학교 잔상을 간직하고 있는 만큼 격세지감을 느낀다.

젊은이는 꿈을 먹고 살고 늙은이는 추억으로 산다고 한다.

고희(古稀)를 향해 질주하는 필자는 50여 년 만에 돌아온 고향이 반갑고 동창생이 그립다. 하지만 필자는 본질적으로 '동창회' 모임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사회는 혈연·지연·학연에 얽힌 '조직사회'로 과도하게 짜여진 이같은 조직은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암적요소다. 특히 정치인들은 이런 동창회를 자신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도구의 장으로 활용한다. 혈연·지연·학연을 매개로 한 조직사회는 다양성을 차단하고 진보적 변화를 억누르며 끼리끼리라는 '패거리 의식'을 낳는다.

그런만큼 다양성과 변화에 장애물이 되는 '끼리끼리'라는 '패거리문화'에서 벗어나 사고의 폭을 넓힐 때 세상을 보다 크게 볼 수 있다. 친구와의 반가운 만남에 앞서 과도한 조직사회의 부작용이 걱정되는 이유다.

최근 관내 초중고등학교가 새 학기를 맞아 등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규칙적이었던 학사일정이 재가동되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환경에서 학습에 열중해야하며 찐 우정을 다지는 학창시절이 되길 바란다.

윤영한 부여주재 기자
 윤영한 부여·서천주재 국장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고 친구는 제2의 자신의 얼굴이다.

필자 또한 근 50여 년 동안 찾지 않았던 어릴적 친구들을 찾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새학년, 새학기를 맞는 학교와 학생들을 보면서 '반갑다 친구야'를 나도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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