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전반 모두가 그렇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크게 몸살을 앓고 있는 분야로 교육을 들 수 있다. 등교를 대신한 원격수업이 일상화되면서 당장 교육 틀부터 재편이 불가피하다. 반면 시간이 흐르면서 드러난 비대면 수업의 문제점은 새삼 대면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면서 온라인 시대를 맞기 위한 과제를 안겨주었다. 이같은 문제점 중 특히 두드러진 것이 학력격차다. 코로나로 인해 제각각이 되어버린 학습여건은 학력 차이로 이어졌다. 여기에 사교육이 그 격차를 키우면서 양극화를 부추긴 모양새가 됐다.

코로나가 부른 학력격차는 학교수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웠던 사교육 정도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서울 등 도시권과 지방간의 격차가 더 커졌다. 참여율 또한 다르지 않다. 충청권만을 따져도 대전과 세종은 전국 평균 이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충남과 충북은 평균 아래에 머물렀다. 성적을 기준으로 보면 상위 10%의 사교육비 지출은 하위 20%의 1.8배에 달하고, 참여율은 20%p 이상 높다. 한마디로 공부 잘하는 학생이 사교육을 더 많이 받은 셈이다.

사교육 시장 전체 규모는 코로나로 인해 줄어들었다. 특히 초등학생 사교육이 크게 위축돼 참여율은 13.9%p, 비용은 25%가 줄었다. 다른 분야보다 예체능 학원의 타격이 더 큰 것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고등학생 참여는 전년보다 되레 늘어 진학준비의 불안감에 학교교육의 빈자리를 대신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자기주도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그 공백은 더 커 사교육 여부가 학력을 좌우하게 된다. 결국 비대면 수업이 사교육 의존을 키웠으며 이는 학력격차에 대한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학생들간의 학력격차가 크면 교육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이에 더해 학교교육의 출발점인 초등학교에서 그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온 사회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국가의 장래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큰 것도 이런 이유다. 학교현장에서는 중간수준의 학생들이 더 걱정이라고 한다. 필요한 시기에 경계선을 넘지 못하면 기초학력이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또한 벌어진 학력격차는 수업 집중도 등 학습태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교육부의 이번 조사결과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이 깔려있다. 그런만큼 장기적 진단은 아니어도 향후 유사상황을 대비하는데 참고할 만 하다. 최근 추세와 전문가의 전망을 보면 또다른 감염병의 창궐은 시간문제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한 학습여건의 차이를 최소화시키는 한편 학력격차를 줄일 별도의 방안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아직 원격수업 참여 여건의 불균형조차 모두 해소하지 못한 마당에 너무 과한 주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외면한다면 그 파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나마 격차가 좁아야 줄이기가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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