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안광석 충북도 시인협회장

우리는 공기부터 햇볕과 비 등 자연의 섭리에서 감사함을 모르고 지내고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감사함을 생각하는 것 들이 수없이 많아도 느끼지 못한다.

'깎이고 깎이며/ 작아 질 대로 작아져/ 몸은 점점 야위어 가고//

닳고 닳은/ 매끄런 피부 결이 고운 심성/ 하얗게 웃는다//

깎이는 세월 속에/ 그림자도 없이/ 다 내어주며//

씻기고 부대끼면서/ 해맑은 모습으로/ 광채가 흐르는 건/ 뉘 모습인가//'

- 손경희 시 '비누' 전문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수품조차도 그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잊고 살고 있다. 생각해 보면 '비누'시에서 매일 우리가 청결과 아름다움을 위하여 사용하는 하찮은 비누에 대한 고마움을 새롭게 감사하고 있다.

시인은 비누를 사용하면서 인간을 위하여 자기 몸을 깎이며 희생하고 야위어 가는 비누의 생애를 숭고하고도 거룩한 성자(聖者)로까지 비유하고 있다.

'씻기고 부대끼면서/ 해맑은 모습으로/ 광채가 흐르는 건/ 뉘 모습인가//'에서 시인은 비누를 어떤 숭고한 대상으로 보았다. 그렇지 않은가. 자신을 희생해 가며 깨끗하게 씻겨주는 헌신적인 자태는 성자의 모습이 아닌가.

우리는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당연히 누리는 것들에 대하여 새롭게 감사하고, 새롭게 감탄하는 마음을 우리는 가져야 할 것이다. 공기에서부터 햇볕과 비 자연의 섭리에서, 일상생활에서 감사 한 것이 수없이 많다.

시를 쓰는 시인의 가슴은 따뜻하다.

'한 톨의 詩가 세상을 다 구원하진 못해도 사나운 눈길을 순하게 만드는 작은 기도는 될 수 있겠지!' - 이해인, '작은 소망'

새삼 자성(自省)해 본다. 나는 50년 동안 시를 써 오면서 한편의 시로서 독자들에게 감사와 행복을 주는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를 써 봤는가를….

기독교의 성경책, 불교의 법경(法經)의 공통적인 말씀은 항상 자신의 삶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세상을 좀 더 넓게 보고 깨달음을 얻은 현자(賢者)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에게 하찮은 것이라도 이로운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씀하신다. 요즘 들어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자신에게 얻을 수 있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의 의미는 소소한 것에도 감사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br>
 안광석 충북시인협회장

현대인들은 대부분 자기본위(自己本位)로 살고 있다. 자기의 이해관계만 급급한 나머지 인간의 뜰을 가꾸려고 하지 않는다. 인간의 뜰은 곧 자기의 희생정신에서 나온다. 모두가 아름다운 마음과 이웃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모든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질 때 밝고 명랑한 사회가 이룩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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