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농번기를 앞두고 농촌 일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번기 심각한 인력난이 이미 발생했고 올해도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정부와 농협 등 관련단체가 선제적인 인력지원에 나선 것이 위안이 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 한파가 우리 사회 전체를 뒤덮으면서 지금 농촌에선 농번기 일손 부족에 방역지침 확대에 따른 봉사활동 축소 등으로 여지껏 겪지 못했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지껏 부족한 일손을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웠고 도시의 인력소개소에서 보충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마저도 쉽지않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해 봉사활동도 작년처럼 차질이 이어질 듯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농업인의 약 87%가 일손이 달려 농사에 차질을 빚었다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조사 결과는 농촌의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주고 있다.

농업은 이땅의 생명창고로, 한 나라의 기간산업으로서 단순한 생산가치 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일정수준의 보호유지 정책과 자원봉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농업은 우리 국민에게 양질의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공익적 가치나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인 잣대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속에서도 결코 멈추고 중단하여 때를 놓쳐서는 안 되는 분야가 있다. 계절의 시기에 맞춰 씨를 뿌리고 열매를 거두는 일, 생명의 보고, 즉 농사(農事)가 그러하다. 작물의 적기 생산과 출하는 다음 작물을 심을 때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작물별 씨 뿌리는 시기에 맞게 농사를 시작해야 일 년 농사를 문제없이 지을 수 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옛말처럼 그 어떤 상황에서도 농업인들은 생존 기반인 씨종자를 남겨 그 미래를 대비한다. 국민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는 일은 비록 코로나 위기 상황 일지라도 결코 그 타이밍을 놓쳐서는 안된다. 아무리 좋은 대책도 그 시기를 놓치면 소용이 없듯이, 지금 이 시기 식량 안보마저 무너지면 국가 안보도 지킬 수 없음을 의미한다.

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신상철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이제는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우리 국민이 보여준 배려와 단합된 힘을 농촌에 보태야 할 때이다. 식량 재난을 대비한 국가 안보를 위해 농촌 일손 돕기 동참은 물론 인력난 등에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우리네 고향 농촌으로 일손 돕기를 떠나보자. 미세먼지 없고 사회적인 거리두기가 자연스럽게 가능한 직접 영농체험을 통해 흙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며 코로나 19로 단절되었던 마음속 이야기도 나누며 말이다.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친다면 분명 절박한 농업인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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