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투자동아리 가입 신청인원 전년比 30% 급증

충북대학교 실전투자동아리'Wiz'가 줌(Zoom)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실전매매관련 분석 기초교육을 하고 있다.
충북대학교 실전투자동아리'Wiz'가 줌(Zoom)을 통해 신입생들에게 실전매매관련 분석 기초교육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박건영 기자]얼어붙은 취업시장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박을 꿈꾸는 캠퍼스 개미들이 늘면서 대학가에 주식·가상화폐 투자 열풍이 거세다.

올해 대학에 입학한 이 모(20·청주대)씨는 지난해 12월 처음 주식투자를 했다.

이씨의 부모님은 조기 투자교육을 시키겠다며 고등학교 3년간 세뱃돈 대신 주식 거래 계좌를 통해 주식을 줬다.

이씨는 대학 입학 직전 주식거래 계좌를 확인, 150만원 정도 였던 주식이 300만원으로 늘어난 것을 보고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씨는 "고등학생 때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던 친구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늦게 시작하는 것 같아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가상화폐 투자를 했다는 김찬영(25·청주대)씨는 군 생활 중 모은 적금과 알바비를 투자해 '한탕'을 노리고 있다.

김씨는 "아직은 용돈벌이 정도에 그치고 있는 수준"이라며 "친구 중에는 대출을 통해 시드머니를 모아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도 봤다"고 밝혔다.

대학생들의 투자 열풍으로 투자 동아리 지원자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 36개 대학 소속 40개 투자동아리 연합체인 '전국 대학생 투자동아리 연합회(UIC)'의 올해 신청인원은 전년대비 30%정도 증가했다.

충북대학교 실전투자동아리 'Wiz' 회장 이정우(25)씨는 "예년의 경우 30~40명이 지원해 15명 정도를 뽑았다"며 "올해는 70명 이상이 지원해 모집 정원을 40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또 "신입생들의 지원이 대거 늘어난 것도 예년과 달랐지만 신입생들 중에 이미 실전 투자를 하고 있는 학생이 많다는 점에 놀랐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지자 Wiz는 투자분야를 추가해 활동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가상화폐는 물론 음악 저작권투자, 리츠, 해외선물 등 주식 외 다양한 투자분석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회원은 20대 35%로 가장 높았고 키움증권 20대 신규계좌는 지난해 1월 2만2천369좌에서 올해 17만3천189좌로 7배 이상 증가했다.

취업시장이 점점 좁아지고 불안정한 미래의 돌파구로 대학생들이 투자시장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변에서 주식이 올라 돈을 벌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오면서 안 하면 손해 보는 것 같다는 인식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정우 Wiz 회장은 "예년의 경우 취업 등을 위해 스펙을 쌓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재는 투자 자체에 관심을 두고 있는 대학생들이 많아졌다"며 "투자에 관심을 두는 대학생이 늘어난 만큼 '빚투(빚내서 주식투자)' 와 투기에 가까운 매매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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