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영철 ESD㈜ 대표·㈔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먹고사는 경제적인 문제일 것이다.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데도 지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종 경제사범들이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단계 물품 판매를 비롯해 부동산 사기, 암호화폐 투자권유, 선물투자 등의 유혹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빠져들고 있다.

투자금액의 서너배, 많게는 수십배에 달하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퇴직금, 대출금, 적금 등을 노리는 신종 사기수법이 성행하고 있다.

다단계 물품 판매는 구매한 만큼의 상품이라도 확보할 수 있고 사기피해 금액이 비교적 소액이지만 암호화폐 투자, 선물투자 등의 사기피해는 수억원에 달하며 실제 일부 중소기업은 부도위기에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기 수법는 비교적 간단하다. 학교 동창이나 수십년간 동고동락 했던 직장동료, 친인척 등 쉽게 거부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접근한다.

그리고 매우 조직적이며, 치밀하다. 사기 설계자가 있고 자금 모집책으로 역할분담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자금 모집책들이 지인들을 연락해 접근하게 된다.

미팅이 잡히면 이때부터는 설계자의 몫이다. 화려한 언변으로 자금투자를 끌어낸다. 수익률 서너배는 기본이며, 많게는 10배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며 나름 근거자료까지 제시한다. 일단 의심을 하게 되지만 수십년간 함께 생활했던 친구, 동료, 친인척을 믿고 투자를 하게 된다.

퇴직 이후 용돈이나 벌어보겠다고 투자했던 퇴직금은 날리기 일쑤고 회사 자금을 선물투자 했던 중소기업은 부도를 맞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실례로 오창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선물투자로 6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며칠 밤잠을 설치다가 요즘에는 변호사 사무실로 출근을 하고 있다.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그리 많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큰 돈을 잃은 대표자는 회사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사방으로 뛰고 있지만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진천에 있는 한 지인은 수십년 전부터 알고 지내왔던 집안의 친인척에게 수천만원을 투자했다. 원금의 서너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보장하며 본인도 투자해 안정적이라는 말에 친인척을 믿고 대출을 받아 투자했는데, 사기로 드러났다.

투자금을 받아 정상적인 투자를 하지 않고 이상한 곳에 투자하거나 본인들의 생활비, 활동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대출금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다단계 투자처에 대해 알게 되었고 투자금의 회수를 요청하는 내용증명과 함께 민형사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기 설계자와 자금 모집책의 교묘한 사기수법에 당한 지인들이 한두명이 아니었다. 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하면서 피해자들간 연대해 이들을 사기죄로 집단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같은 몇천만원, 몇억원의 사기와는 달리 소액 500만원 정도의 다단계 피해 사례도 있다. 동창회, 친인척을 중심으로 지인들만 찾아다니며 1계좌에 500만원씩 받고 물건을 주고 이들이 또다른 투자자를 모집하면 500만원의 20%를 주는 소액 다단계가 성행하고 있다. 결국 투자자 5명을 확보해야 본전이고 이후에는 이익인데, 결코 만만치 않다. 물건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같은 소액은 크게 사회문제가 되지 않지만 피해자들은 전전긍긍 하고 있다. 손해를 조금 보더라도 받아 놓은 제품을 할인해서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해도 핀잔을 듣기만 한다.

한 두명은 그동안의 정, 아니면 마음의 짐이 있어서인지, 물건을 사 주는데, 5명이상 다단계로 물건을 팔고 더 나아가 이익금을 챙기는 수준으로 영업망을 늘리지 못한다. 모두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br>
 김영철 ESD(주) 대표·(사)충북스마트제조혁신협회 사무국장

20, 30년 지인들의 친분이나 우정을 미끼로 접촉하는 사기꾼들은 이제 친구도 아니고 직장동료, 친인척도 아니다. 남보다 못한 사기꾼일 뿐이다.

이들을 퇴치하는 방법은 보다 냉정하고 현명하게, 모처럼 연락이 오는 지인들의 이상한 부탁이나 투자권유를 거절해야만 한다.

어렵고 힘든 시기에 손을 내밀어 주기 보다는 또다른 사냥감을 물색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사기꾼들은 코로나 19가 낳은 또다른 역병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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