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술 유출 '비상'… 청주산단·정치권 뿔났다

6일 청주시 흥덕구 솔밭공원사거리 대로변에 '매그나칩반도체 해외 매각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명년
6일 청주시 흥덕구 솔밭공원사거리 대로변에 '매그나칩반도체 해외 매각 결사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김명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국내 토종 반도체기업인 매그나칩 반도체가 중국계 자본에 매각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는 국내 반도체 업계의 핵심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다.

매그나칩반도체는 앞서 지난달 26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중국계 사모투자펀드(PEF)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14억달러(한화 약 1조 6천억원)에 매각 계약을 맺었다. 이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본사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계약이다.

이에 대해 김영준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이번 거래는 주주와 고객, 임직원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을 가져올 뿐 아니라 매그나칩의 제3차 성장 전략을 가속하는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와이즈로드가 매그나칩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협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각 완료 이후에도 매그나칩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기존과 변함없이 현재의 역할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서울과 청주에 운영하는 사무소와 연구소, 구미 생산시설 등도 동일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처럼 매그나칩 측이 매각과 관련 '임직원과 사업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을 강조하는 등 매각에 따른 잡음을 없애기에 나서고 있으나 여론은 좋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가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방지를 위해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자본 매각을 막아주십시오'라는 글이 게재됐다.

이 청원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LCD 사업부에서 나온 국내 LCD기업 '하이디스'가 중국 BOE에 인수된 이후 각종 문제들을 설명하면서 산업통상자원부의 승인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내용이다. 이 청원은 시작 9일만인 6일 오전 10시 기준 현재 2만7천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더구나 사무소·연구소가 위치한 청주산업단지 곳곳에도 매각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어지는 등 여론이 좋지 못하다.

더구나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 역시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이들 의원들은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에 매각되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핵심 기술의 유출이 크게 우려된다"며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컨소시엄 매각과 관련해 국가 핵심 기술인 반도체와 OLED 분야 기술 보호를 위해 정부의 기술보호 대상 여부를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매그나칩반도체의 중국 매각에 남은 관건은 정부 승인이다. 첨단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기업 매각의 경우 정부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이 같은 상황을 전반적으로 훑어보는 등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매그나칩 반도체의 모체는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부다. 2004년 미국계 PEF에 팔린 뒤 2011년 뉴옥증시에 상장한 이후 올레드(OLED)패널 구동칩(DDI) 등을 주로 생산해 왔다. 또 지난해 3월에는 매그나칩의 파운드리사업부가 SK하이닉스와 MG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투자한 PEF에 매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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