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방역 차원의 온라인 등교, 원격수업이 학교교육의 일상이 된지 벌써 두해째다. 지난해 1년은 시행착오의 기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학생 평가·지도 등 온라인 등교에 따른 과제들도 불거졌지만 무엇보다 준비없이 시작된 원격수업이 문제였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역량 편차는 학력격차로 이어졌고 일부는 가정형편 등으로 인해 원격수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인터넷과 컴퓨터 구비 등의 외형은 비교적 빠르게 갖춰졌지만 수업진행 등 내용은 여전히 제자리 수준이다.

급작스러운 시행에 따른 교사의 일방적인 원격수업은 학생들의 수업태도, 반응 등이 학습지도에 반영되지 못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일반적으로 성적과 비례하는 수업 집중도의 차이만큼 학생들의 학력격차가 더 커졌다. 불안정한 시스템으로 인한 수업공백은 자기주도 학습이란 이름으로 오롯이 학생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일부 저학력 학생들은 수업결손이나 다름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처럼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력격차 문제가 커지자 교육당국은 쌍방향 수업 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하게 된다.

쌍방향 원격수업은 줌(Zoom)으로 대표되는 쌍방향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관련 플랫폼이 어느정도 보급되자 당국은 새학년을 맞아 쌍방향 원격수업의 대폭 확대를 주문했다. 별다른 학력격차 해소방안이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이지만 여기에도 허점이 적지않다. 먼저 플랫폼이 안정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 학교에서 사용하는 '줌' 무료서비스는 오는 7월말 종료될 예정이다. 교육당국이 준비중인 공공시스템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당장 2학기부터 수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쌍방향 플랫폼 등은 바로 해결될 수 있지만 수업준비와 진행의 개선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학생들의 집중을 이끌어내는 것도 어렵지만 출석 확인부터 출결관리는 보통 손이 많이 가는 것이 아니다. 교실에서 시선을 맞추면서 하는 수업과의 차이를 극복한다는 게 말처럼 쉬울 수 없다. 시청각 자료 활용 및 확대라는 긍정적인 부분도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요구된다. 이런 문제 해결을 도울 지원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여서는 개선이 요원할 뿐이다. 학력격차 문제를 일선 학교에 떠넘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최근 충북교육청이 중학교에 '온라인 학습서포터'를 지원하기로 했다. 실시간 쌍방향 플랫폼을 통해 교과학습 보충지도, 과제수행 지원, 학습코칭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대상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하다. 문제는 숫자와 역할이다. 총 210명으로 학교당 2명이 안된다. 현실적으로 학급당 1명 정도는 돼야 한다. 또한 교직 대학생들을 뽑는데 연말까지 임시직이다.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야 한다. 기본적인 이런 보완마저 안된다면 학력격차라는 원격수업의 그늘을 벗어나기란 공염불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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