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겪는 소방공무원 치료·치유·연구 특화
21개 진료과목 300병상 종합병원…지역민도 이용
추진단 11명 올해 세종서 성공건립지원업무 시작

국립소방병원 조감도.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연면적 3만2천814㎡로 2024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건립된다. /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 제공<br>
국립소방병원 조감도.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건축면적 3만8천㎡로 2024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건립된다. /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 제공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경찰관에겐 국립경찰병원이 있고 군인에겐 전국 국군병원이 있다. 하지만 화마와 각종 재난·재해에 맞서 싸우는 소방관에게는 전담소방병원이 없다. 6만여 소방공무원들의 염원인 국립소방병원이 2024년 12월 충북 음성에서 문을 연다. 성공 건립을 위해 올해 1월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이 구성돼 세종시 나성동 소방청 별관에서 본격 업무를 하고 있다. 추진단은 소방청 소속 5명, 충북도·음성군 파견 각 1명, 충북도소방본부 파견 2명, 전문직 2명 등 11명으로 꾸려졌다.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1년을 맞아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을 만나 추진상황, 앞으로 계획, 건립의미를 들어봤다. / 편집자

 

국립소방병원의 당초 명칭은 '소방복합치유센터'였다. 진료·치료는 기본이고 트라우마 '치유'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이후 2년만인 2020년 8월 명칭을 '국립소방병원'으로 변경했다. 국립소방병원 건립사업은 소방청 개청 이래 최대 예산규모 단독사업이자 국정과제이고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조병옥 음성군수의 공약사업이다.

◆2024년 말 개원 목표 소방특화병원

국내 최초로 설립되는 국립소방병원은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 충북혁신도시 내에 22개 진료과목에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급으로 지어진다. 총사업예산 1천401억원을 투입해 건축면적 3만8천㎡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된다.

2024년 12월 개원을 목표로 4센터 1연구소(화상치유센터·정신건강센터·근골격계재활센터·건강증진센터·소방건강연구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소방공무원에게 특화된 맞춤형 치료, 검사, 치유, 건강유해인자 분석·질병 연구를 통해 체계적 건강관리를 맡게 된다.

주영국 추진단장은 "소방공무원은 재난현장에서 위험하고 참혹한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3명중 2명꼴이 부상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며 "소방공무원 맞춤형 의료서비스와 치유, 연구를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단은 오는 10월까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오는 11월 소방의 날을 전후해 기공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 오는 7월 13일까지 '국립소방병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을 제정·공포하고 같은달 특수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내년 1월부터 3년간 공사를 하게 된다.
 

국립소방병원 조직도. 4센터 1연구소로 운영될 예정이다.<br>
국립소방병원 조직도. 4센터 1연구소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역민 진료 병행 공공의료기관

건립 후보지는 2018년 1월 전국 62개 지자체의 후보지 추천을 받아 현지실사 등을 거쳐 같은해 7월 충북 음성군이 최종 선정됐다.

소방공무원만의 병원이 아닌 지역민도 함께 이용하는 지역거점의료기관 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산부인과, 소아과, 신경과 등 22개 진료과목 모두 지역주민 진료를 병행한다.

특히 국내 최고 의료기관인 서울대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전문기술·의료인력 지원을 위한 협업을 하고 있어 의료서비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정경인 추진단 기획총괄 담당은 "충북도, 음성군의 적극적인 행정지원이 큰 힘이 된다"며 "지역주민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음성혁신도시와 진천혁신도시를 경유하는 마을순환버스 노선을 운영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5m 이하 높이제한 해지가 '숙제'

난관은 있게 마련. '25m 높이제한'과 '약국 입점 불가' 등 두 가지 난관이 넘어야 할 산이다.

건립부지가 함박산 자연경관지구이다 보니 건물을 25m 이상 높이로 지을 수 없다. 즉 병원건물을 4층 이상 올리지 못한다. 국토교통부에서 고도제한을 해지해준다면 병원을 수직증축할 수 있다.

또 산학연클러스터 안에 건물을 짓다 보니 법상 근린생활시설인 약국을 둘 수 없다. 걸어서 30분 거리, 차로 10분 거리에 약국을 두는 방법밖에 없는데 환자불편이 불가피하다. 약국입점 불가 문제는 처방전의 원격전송 등의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이 성공 건립을 기원하며 파이팅하고 있다. 추진단은 주영국 단장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윗줄 왼쪽부터) 김기태 소방위(충북도소방본부), 이성태 소방장(소방청), 주영국 단장(소방청), 조승환 소방위(소방청), 류지성 소방위(소방청), 이창목 소방장(충북도소방본부), (아랫줄) 정경인 소방경(소방청), 이미현 주무관(음성군), 김낙영 사무관(충북도), 이희진 주무관(소방청), 안재선 건축운영계장(소방청). 방역수칙을 준수해 인터뷰·사진촬영을 진행했다. / 김미정<br>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이 성공 건립을 기원하며 파이팅하고 있다. 추진단은 주영국 단장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윗줄 왼쪽부터) 김기태 소방위(충북도소방본부), 이성채 소방장(소방청), 주영국 단장(소방청), 조승환 소방위(소방청), 류지성 소방위(소방청), 이창목 소방장(충북도소방본부), (아랫줄) 정경인 소방경(소방청), 이미현 주무관(음성군), 김낙영 사무관(충북도), 이희진 주무관(소방청), 안재선 건축운영계장(소방청). 방역수칙을 준수해 인터뷰·사진촬영을 진행했다. / 김미정

◆국립소방병원은 ─다
국립소방병원은 소방공무원들이 아플 때 '가족'처럼 찾을 수 있는 '안식처'이고, 소방공무원이 더 건강해져 더 나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버팀대'이자 이를 통해 국민들도 '행복'해지고 지역에도 든든한 '희망'이라고 추진단 구성원들은 말한다.

"국립소방병원은 '가족'이다. 어려운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가족을 찾듯이 내가 아플 때 가족처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병원이 될 것입니다."(주영국 단장)

"국립소방병원은 '우산'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우산이 되어 보호해주니까."(김기태 충북도소방본부 소방위)

"'빛과 소금'이다. 대체할 수 있는 게 없고 꼭 필요한 존재니까."(이창목 충북도소방본부 소방장)

"'국민의 사랑'이다. 병원 건립사업 자체가 소방공무원에 대한 헌신과 신뢰를 국민들께서 인정해주셨고 그 힘으로 국회에서도 통과된 거죠. 더 건강해진 소방공무원이 더 좋은 소방서비스로 국민의 사랑에 보답할 것입니다."(정경인 소방청 소방경)

"'국가안전의 버팀대'다. 다쳐도 걱정없이 치료받을 공간이 마련됐으니 더 적극적으로 현장에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이미현 음성군 주무관)

"국립소방병원은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소방공무원이 건강해져 행복해지고, 지역주민들도 병원을 이용하면서 행복해질 거니까요."(류지성 소방청 소방위)

"국립소방병원은 '미래로 항해하는 배'다. 완벽한 치료·치유를 통해 미래를 꿈꾸게 해줄 거예요."(이희진 소방청 주무관)

"소방관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될 겁니다."(조승환 소방청 소방위)

"국립소방병원은 '지역의 희망'이다. 충북도민 입장에서 보자면 소방병원이 들어오면 지역민들의 병이 나을 것 같고 지역의 든든한 희망이 될 것 같아요."(김낙영 충북도 사무관)

"지역의료보건·건강증진을 위한 '친구' 역할을 할 겁니다."(안재선 소방청 건축운영계장·보건학박사)

6만여 소방공무원 안전과 9만여 지역민 건강을 든든하게 챙길 국립소방병원의 2024년 12월 개원이 기다려진다.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들어설 '국립소방병원 건립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2019년 9월 소방청, 서울대학교병원, 충북도, 음성군과 진천군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중부매일DB
충북 음성군 맹동면 두성리에 들어설 '국립소방병원 건립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2020년 9월 소방청, 서울대학교병원, 충북도, 음성군과 진천군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 중부매일DB

 

[인터뷰] 주영국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장

"소방청 최대 사업 맡게 돼 책임감 막중"
청주출신충북도소방본부 청사 건립 경험

주영국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장
주영국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장

"국립소방병원 건립사업은 소방청 최대 예산규모 사업이자 첫 단독사업이고 국정과제에 포함돼있는 국책사업 1호입니다."

주영국(52·소방정) 국립소방병원건립추진단장은 막중한 역할에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성공 건립에 대한 각오도 남다르다.

"소방관들은 연평균 7~8회의 참혹한 현장을 목격해요. 체계적 치료와 추적을 통한 연구·관리가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특화한 국내 첫 국립소방병원이 6만여 소방공무원들에게 든든한 힘이 될 것입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는 소방공무원 비율은 일반국민의 10배에 이르고 평균수명도 69세로 가장 짧다고 제시했다.

청주 오창이 고향인 주 단장은 탁월한 기획력과 추진력, 리더십으로 소방청 최대 사업을 이끌 추진단장으로 지난해 7월 발탁됐다.

충북도소방본부 통합청사(6월 준공 예정) 건립 업무를 맡았었고 2018년 충주세계소방관경기대회 추진단장, 2019년 진천소방서장, 2020년 충북도소방본부 대응예방과장 등을 지냈다.

추진단 역할에 소방병원 외에 국립소방박물관, 소방심신수련원 건립사업이 올해 추가돼 주 단장의 손에 달려있다. 

 

 

추진일지

-2018년 7월: 건립 후보지로 충북 음성군 확정
-2019년 11월: 소방전문의료기관 설치 근거 법안 국회 본회의 의결
-2019년 12월: 건립사업 2020년도 예산(설계비 22억5천만원) 확정
-2020년 2월: 총사업비(907억원) 승인
-2020년 8월: '소방복합치유센터'에서 '국립소방병원'으로 명칭 변경
-2020년 9월: 소방청·서울대병원·충북도·음성군·진천군 업무협약
-2020년 9월: 총사업비 69억원 증액
-2020년 10월: 건축 설계공모 당선작 선정
-2020년 12월: '국립소방병원법' 국회 전체회의 최종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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