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 잔]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메리 프란시스 페닉', 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에게 할아버지는 모기가 앵앵거리는 것처럼 노래한다고 해서 'Skeeter', 즉 모기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녀는 친구인 '베티 잭 데이비스'와 함께 컨트리 음악을 하는 듀오인 데이비스 시스터즈를 결성하고, 짧은 시간에 크게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베티 잭 데이비스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서 그녀는 혼자가 된다.

그리고 어떻게 되었을까? 메리 프란시스 페닉은 할아버지가 붙여준 별명인 'Skeeter'와 함께 노래했던 친구의 이름에서 Davis를 합해서 Skeeter Davis라는 예명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계속하게 된다.

한편 냇 킹 콜의 히트곡인 'Too Young'을 작사한 것으로 유명한 작사가인 실비아 디(Sylvia Dee)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 슬픔을 담은 노랫말 작사를 시작하는데, 이 가사는 무려 40년이 지나서 완성된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태양은 왜 저렇게 계속 빛나고 있나요?/ 어째서 파도는 계속해서 해변으로 밀려오는 걸까요?/ 당신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 세상은 끝났다는 것을 그들은 아직 모르는 걸까요?

새들은 왜 계속 노래하고 있나요?/ 왜 저 별들은 아직도 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나요? 내가 당신의 사랑을 잃었을 때, 이 세상이 끝났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걸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뜨면 세상이 이전과 변함없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나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 세상이 이전과 똑같을 수가 있나요?

왜 아직도 내 가슴이 뛰고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는 걸까요?/ 당신이 내게 작별 인사를 했을 때 세상은 끝나버렸다는 것을 그들은 아직 모르는 걸까요?'

실비아 디(Sylvia Dee)는 이 노래를 스키터 데이비스에게 부르게 하는데, 이 노래가 바로 그 유명한 'The End of the World'이다.

스키터 데이비스가 부른 이 노래는 1963년 빌보드 Hot 100에서 2위를 기록하며 크게 히트하였고 이후에 여러 가수에 의해 리메이크된다.

굉장히 유명한 노래인데 많은 가수들이 불러서 누가 부른 곡이 원곡인지 모르는 노래를 우리는 'Standard Pop'이라고 말한다. The End of the World도 유명한 멜로디에 많은 가수가 리메이크해서 스탠더드 팝의 요소를 갖추었으나, 스키터 데이비스의 버전이 워낙 강렬하게 기억되기 때문에 원곡을 부른 가수로 바로 그녀가 떠올려진다.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br>
이상조 다락방의 불빛 대표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 두 줄의 가사를 반음 올려서 시처럼 읽어내리는 부분은 압권이다.

전통적인 사회, 마을 공동체에서 한 사람의 죽음은 매우 큰 사건이었으나, 도시화되고 익명화되어버린 현대사회에서는 그만큼의 무게감을 가지지 않게 되었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슬픔 마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으면서 일생을 거쳐 노랫말로 다듬어 낸  작사가도, 또 그 노래를 불러 세계적인 스타로 활동했던 가수도 이제는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의 노래는 지금도 사람들 사이에서 들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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